야당 ‘유족 설득’ 대안찾기 안간힘
박영선, 지난 23일 대책위와 논의
이완구에도 전화 걸어 설득 시도
여당 “대의민주주의 부정” 반대
야당 “새누리 전향적 접근 기대”
박영선, 지난 23일 대책위와 논의
이완구에도 전화 걸어 설득 시도
여당 “대의민주주의 부정” 반대
야당 “새누리 전향적 접근 기대”
야당이 24일 여당과 세월호 유가족이 함께 참여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논의하는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나섰다. 야당이 이런 제안을 한 것은 국회 차원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유가족들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고 이를 논의하기 위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면담을 신청했다. 여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유족들의 요구를 무작정 외면할 순 없어 면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김병권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 원내대표에게 면담을 신청했으며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는 이미 지난 7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제안한 방식이다. 이 제안이 여당의 거부로 무산된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이 특별법에 대한 유족들의 뜻을 반영해 여당과 협상하는 방식이 이어져왔다. 그러나 2차례에 걸친 여야 합의가 실패로 돌아가자, 유족들은 20일 지난 가족총회에서 다시 3자 협의체를 제안하고 나섰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유가족 대표단과 만나 3자 협의체 구성에 공감했으며,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도 전화를 걸어 설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민 세월호 희생자 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새누리당은 가족들을 만나 협상하는 게 마치 야당만의 몫으로 얘기해왔는데, 이는 옳지 않다.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가족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으로선 두 차례에 걸친 여야 협상이 불발된 이후, 다시 여당과의 일대일 협상에 곧바로 들어갈 정치적 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3자 협의체’ 카드로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과 유족들이 협상에 참여한다면, 사실상의 ‘3차 협상’도 가능해진다. 한 핵심 당직자는 “내용적 진전과 절차적 진전 모두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3자 협의체라는 새 틀이 짜인다면, 이미 협상에 실패한 박영선 원내대표가 아닌 다른 책임있는 인사가 야당 협상팀으로 참여해 논의를 계속할 수도 있다고 새정치연합은 보고 있다.
일단은 새누리당의 부정적 태도가 가장 큰 난관이다. 권은희 대변인은 “법 제정은 입법부인 국회의 고유 권한”이라며 “특별법 제정을 논의하는 3자 협의체는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특별법은 국민을 대표해 국회가 제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제안이 2차 합의를 깬 데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정치공방으로 변질시키려는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그동안 두 차례나 합의를 파기해 놓고 사과와 해명 한마디 없이 새로운 주장으로 3자 협의체를 제안하는 것은 여야간의 논의 구도를 전혀 다른 구도로 변질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의 모습은 합의를 관철하지 못한 책임을 외부에 전가하려는 무책임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3자 협의체를 제안한 것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전날 연찬회에서 ‘원칙적 입장은 지키되 유가족들의 말씀에 더 귀를 열고 전향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라며 이 원내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유주현 김경욱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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