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은수미, 최민희, 최규성, 홍영표, 유승희 의원(왼쪽부터) 등이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모임을 열어 당의 진로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최재성, 우원식, 이목희, 오영식, 김용익, 도종환, 전해철, 노영민, 이원욱 의원 등도 참석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영입시도 파국…나설인물 없고
전당대회 출마희망자들은 고사
원혜영·박병석·유인태 등
당권 뜻없고 계파없는 인물 물망
전당대회 출마희망자들은 고사
원혜영·박병석·유인태 등
당권 뜻없고 계파없는 인물 물망
7·30 재보선 참패 이후 당 체질 개선을 위한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겠다고 선언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외부 인사 영입 불발을 계기로 ‘관리형 비대위’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내대표 사퇴론에 불을 댕겼던 ‘3선 모임’ 간사인 이상민 의원은 14일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인선에 오류가 생긴 건 비대위원장이 당을 탈바꿈시켜서 지지도를 일거에 올리겠다는 조급증 때문”이라며 “비대위 역할은 혁신이 아니라 내년 초 전당대회를 앞두고 새 지도부의 리더십을 창출하는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지금 우리 당은 ‘외과수술’이 아니라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리형 비대위’로 가자는 것은, 당내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앉히자는 얘기다. 현실적으로도, 외부 인사 영입 시도가 파국으로 막을 내린 마당에, 영입할 외부 인사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내부에서 비대위원장을 구하는 것도 순탄치만은 않다. 이번 비대위원장은 내년 전당대회 룰을 정하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전당대회 출마 희망자들은 비대위원장을 맡기 어렵다. 정세균, 박지원, 문재인 의원 등 당권을 염두에 둔 중진들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흔쾌히 나서지 않는 이유다. 지난 12일 문재인·박지원·정세균·김한길·문희상 등 중진 5인방과 박영선 원내대표가 만났을 때도, 박 원내대표가 “이 자리에서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면 좋을지 의견을 모으면 그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하겠다. 합의해달라”고 말했으나, 모두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이 직접 비대위원장은 맡지 않더라도 이번 비대위는 지역위원장 선정 등 중요한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밑에서 치열한 계파 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당대회 출마 희망자들을 걸러내고 나면, 결국 비대위원장은 당권에 뜻이 없고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인물들이 떠오른다. 원내대표 출신인 원혜영(4선), 국회 부의장을 지낸 박병석(4선), 두루두루 인간관계가 원만한 유인태(3선) 의원 등이다.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2012년 총선, 6·4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했던 김부겸 전 의원도 물망에 오르지만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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