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KBS 이사장
<국민TV>, 한반도 선진화재단 포럼에서 이 이사장 발언 입수해 보도
역사관 논란이 일고 있는 이인호 <한국방송>(KBS) 이사장의 편향적 역사관이 드러나는 강연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이사장은 해당 강연에서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광주 유혈사태”라 칭했다. 이 이사장은 17일 열릴 KBS 이사회에서 자신의 역사관을 물은 야당 추천 이사들의 공개질의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다.
<국민TV>의 뉴스프로그램 <뉴스K>는 15일 이 이사장의 발언이 담긴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바로가기) 우선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추앙에 가까운 평가가 눈에 띈다. <뉴스K> 보도를 보면, 이 이사장은 2013년 한반도 선진화재단 국가전략 포럼서 강연을 하면서 “공산주의의 이상과 실체를 명확히 구분할 줄 아는 세계에서 가장 드문 사상가 중의 한 분”이라며 이 전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또 “4·19로 불미스럽게 물러나셨지만, 본인이 걸어 나갔지 어떤 독재자들같이 탱크를 가지고 국민에 맞서거나 봉기한 사람들이 잘못됐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며 “젊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참 잘하는 것이라고 병원까지 위문하는 분을 (우리는)천하에 독재자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강연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 유혈 사태”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는 “광주 유혈사태에 대해 우리는 정보통제 때문에 사실을 잘 알 수 없었다”며 “그 틈에 아주 굉장한, 말하자면 흑색선전 같은 것이 사실 이상으로 몇백명 죽은 것을 몇천명 죽었다는 식으로 이렇게 되고나서 학생들의 분위기가 너무 격앙됐다”라고 말했다. 흑색선전이 학생들의 분노를 키웠다는 해석이다.
그는 정부가 주도한 역사 청산 위원회 활동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이 이사장은 “역사청산 위원회라는 것들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 제주4·3사건, 광주사건 모든 것을 정부가 잘못했고 정부에 항거해서 일어난…이따위 식의 조사보고서나 재판 결과가 나왔다”며 “대한민국 전복은 이미 그때부터 공공연하게 시작됐다. 그리고 정부는 거기에 앞장서 돈을 댔던 것” 이라고 폄하했다.
이 이사장은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주사파가 들어가 있다고도 했다. 같은 강연에서 “모두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주사파가) 교육부 교과 지침을 만드는 일, 교과 집필 같은 데 짜고 들어갔다”고 했다.
2006년 한국기독교목회자 협의회 열린대화마당 강연에선 수많은 양민이 학살된 제주4·3사건을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필요했다고 강변했다. 그는 “(제주4·3사건과 여수순천사건 등은) “공산당의 체제전복 시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명명백백한 사실”이라면서 “진압 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양민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것이 끝까지 굉장히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지만, 대한민국을 지키는데 그런 식의 일이 필요했다는 것이 우리의 비극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지난 12일 야당 추천 KBS이사들이 이 이사장의 역사관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보낸 것과 관련해 17일 열리는 KBS이사회에서 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KBS이사회 관계자는 16일 “야당추천 이사 질의에 대해 이사회 자리에서 어떤 형태든 말씀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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