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TV ‘정치토크 돌직구’
[한겨레TV ‘정치토크 돌직구’] 김기춘·문고리3인방·누나회
청와대가 부쩍 뒤숭숭해 보인다. 취임 1년8개월째,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내부 권력 암투설까지 떠돌고 있다. 측근 비서관 3인방을 일컫는 이른바 ‘문고리 권력’ 논란이 시작된 건 이미 오래다. 툭하면 들려오는 김기춘 비서실장 사퇴설에, 최근엔 군과 국정원 인사 파동의 배후에 박 대통령 친위그룹인 ‘누나회’가 있다는 소문까지 무성하다. 대체 청와대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정치부 임석규 기자와 성한용 선임기자가 진행하는 <한겨레TV> ‘정치토크 돌직구’(연출 김도성) 최신판에서 이를 파헤쳤다.
박 대통령의 ‘측근 3인방’으로 불리는 정호성·안봉근·이재만 비서관은 지난 1998년 박 대통령이 처음 국회의원(대구 달성)에 당선된 무렵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은 정무 전반을 총괄한다.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은 수행 및 경호를 책임진다. 이재만 총무 비서관은 박 대통령 주변의 전문가 그룹을 관리하는 한편 정책 개발에도 간여한다. 입이 무겁고, 보안의식이 투철하며, 주변에서 ‘잡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세 사람의 공통점이다. 그만큼 믿을 수 있다는 얘기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권력의 크기는 대통령과의 물리적 거리와 철저히 반비례하는 이유다. 박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는 이들 3명에게 권력이 쏠리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궁금하다. 셋 가운데 누가 가장 셀까? 애초 청와대 출입기자단 사이에선 정호성 비서관을 지목하는 이들이 많았단다. 정 비서관에게 정보가 몰리고, 그의 재가 없이는 기자들이 요청한 각종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최근 권력의 무게중심이 바뀐 것 아니냐는 추측도 떠돌고 있단다. 이재만 비서관을 사칭한 대기업 인사청탁 사건이 벌어진 탓이다. 이 비서관은 청와대 내부 인사만 다루는 게 아니다. 장·차관 및 관계 기관장 인선을 다루는 청와대 인사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인사비서관실이 없었다. 비서실장을 당연직 위원장으로 하는 청와대 인사위에 관련 수석 비서관과 함께 총무 비서관을 참여시켰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관행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인사가 ‘만사’이니, 이 비서관 쪽으로 권력쏠림 현상이 벌어진 데도 이상할 건 없어 보인다.
이들 3명과 김기춘 비서실장 간 권력다툼이 있다는 풍문도 나돈다. 김 실장의 사퇴설이 나도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사실일까? 잘 알려진 것처럼 김 실장은 검사 시절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간여했고, 1970년대 말에는 아예 법무 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당시 20대였던 박 대통령은 어머니가 비명에 간 이후 사실상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8월 취임 뒤 첫 휴가지에서 박 대통령은 ‘저도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가 청와대로 돌아와 김 실장을 발탁한 것은 상징적이다. 20대에 맺은 인연을 60대에 되살린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툭하면 떠도는 김 실장의 사퇴설이 주로 여권에서 흘러 나온다는 점이다. 이유? 1939년 생인 김 실장이 나이도 많고, 3선의원 출신인 데다, 성격까지 꼬장꼬장해 여권의 ‘민원’을 잘 들어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김 실장 사퇴는 여권의 ‘희망사항’이란 얘기다. 김 실장은 언젠가 사석에서 “청와대 그만두는 날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이란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이 그만두겠다는 김 실장을 붙잡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밖에도 청와대를 둘러싸고 최근 떠돌고 있는 여러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얘기를 나눠봤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을 둘러싼 이른바 ‘사라진 7시간’ 논란에 대해 청와대는 왜 속시원히 해명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최근 군과 국정원 인사를 둘러싸고 불거진 군 내부의 ‘누나회’란 조직은 실체가 있는 걸까? 집권 1년8개월여만에 나온 권력 암투설은 레임덕의 시작일까? 꼬리를 무는 의문에 ‘정치토크 돌직구’가 속시원히 답한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왼쪽부터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 비서관. 영상 갈무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