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 등 참배객 5500명 몰려…“박근혜 대통령을 지키자”
추도위원장 “각하께서 못 다하신 대업, 따님이 과감히 추진”
추도위원장 “각하께서 못 다하신 대업, 따님이 과감히 추진”
화창한 가을 날씨를 보인 26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은 경찰 추산 5500명의 참배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박정희 전 대통령의 35주기 추도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추도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자”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함명수 추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못 다하신 대업은 따님이신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로운 몫으로 승계돼 과감히 추진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는 개혁을 두려워하는 낡은 기득권과 왜곡된 교조적인 진영논리에 맞서 힘겨운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개조라는 시대적 화두를 제시한 박 대통령의 정책 의지는 추호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전 경제부총리는 박 전 대통령을 이순신 장군에, 5·16 군사쿠데타를 ‘명량대첩’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정치는 해결사가 되기는커녕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각하의 시대에는 나라가 골든타임을 꽉 잡았는데, 지금은 줄줄이 새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영화 ‘사랑과 영혼’을 언급하며 “숨진 남편의 영혼이 살아있는 아내를 지켜주듯 역사적 과업을 안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군악대가 비장한 음악을 연주했고, 박 전 대통령의 육성이 흘러나오는 등 추도식은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박근혜 서포터즈 중앙회·대한민국 박사모·뉴 박사모를 비롯한 박근혜 대통령 지지 단체들은 박 전 대통령의 묘소 근처에 10여개의 천막을 설치해 참배객을 맞았다. 군복을 입은 ‘대한민국 상이군경회’ 회원들은 식장 정리를 도맡았다. 이가운데 ‘대한민국 박사모’는 통합진보당 해산 촉구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식장 곳곳에선 추도객들이 단체로 사진 촬영을 했다.
많은 추모객들이 몰린 탓에 박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려는 사람들은 수십분씩 기다려야 했다. 양복 차림의 한 참배객은 “매년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기다림 끝에 결국 참배에 실패한 오아무개(59·여)씨는 “나들이 나왔다가 들렀다. 그래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장 좋은 대통령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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