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4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원 창업보육 입주기업 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대표사퇴 석달만에 기지개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
작심한 듯 얘기 쏟아내
전당대회 질문엔 “관심없다”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
작심한 듯 얘기 쏟아내
전당대회 질문엔 “관심없다”
“(창조경제란) 구호만 있고 제대로 된 방향을 못 잡은 것 같다.”
24일 대전 카이스트 산학협력단과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는 작심한 듯 이야기를 쏟아냈다. 7월31일 대표직 사퇴 뒤 석달여 만에 기지개를 펴는 안 전 대표는 자신의 ‘전공 분야’를 첫 프로그램으로 선택했고, 물 만난듯 활기찼다. 때마침 창조경제를 내세우며 취임 뒤 처음으로 전북 지역을 방문해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다.
안 전 대표는 입주기업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벤처 후배들 이야기 들어보니 (창조경제 지원으로) 요새 분위기는 좋다고 한다. 조그만 아이디어에도 돈을 못 받은 사람이 없다”면서도 “(정부가) 창업한 회사가 성공하게 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데 관심을 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창조경제정책이 창업 숫자 늘리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본격적으로 비판을 이어갔다. “대한민국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다. 여야 상관없이 새로운 시도들이 성공해야 하는데 처음 시작부터 문제점들이 많이 보인다”며 창조경제정책을 정조준했다.
안 전 대표는 “벤처기업이 성공하는 데 평균 7년이 걸리는데 2~3년 만에 평가를 받는 단기적 성과에 급급한 정책이다. 어떻게 하면 많은 기업의 성공이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인지 그런 고민을 찾기 힘들다”며 “미국도 이만큼 없는데 한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17군데다. 옳은 방향인지 의문”이라고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벤처기업 대표들에게 “벤처펀드만(자금 지원만) 줄 게 아니라 초기 시장을 만들어 줘야 하고, 대기업·중소기업 불공정 거래 관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정부의 역할도 제시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저소득층 금융지원 프로그램인 ‘미소금융’을 예로 들며 “제가 미소금융 현황을 찾아봤다. 지금은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당초 목표인 저소득층 서민금융 정책도 지금 위축됐다”며 “이번 정부 지나고 없던 일로 되는 일은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분간 당내 정치와 거리를 두며 12월에 아이티(IT)·벤처 기업인들과의 간담회·토론회 등을 열어 창조경제와 관련한 정책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전/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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