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협치 내세워 새정치 밖 활동 넓혀
새누리 당협위원장과 조찬 이어
정의당 당원들 요청으로 강연
새누리 당협위원장과 조찬 이어
정의당 당원들 요청으로 강연
새누리당 서울시당과의 정책협의, 정의당 초청 강연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박원순 시장이 ‘협치’를 내세워 새정치민주연합 밖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서울시장이라는 자리에서 ‘박원순식 정치’를 차근차근 쌓아올리는 행보로 읽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성동청소년수련관에서 정의당 당원과 서울 시민을 상대로 ‘협치와 혁신을 만드는 새로운 서울’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강연은 지난달 정의당의 요청에 박원순 시장이 승낙해 이뤄졌다. 정의당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고 박 시장을 지지한 바 있다.
강연 들머리에 천호선 정의당 대표가 “유력정치인이 자신이 속하지 않은 정당(의 행사)에 갈 때 낯설기도 하고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데 감사드린다”고 인사하자 박 시장은“낯설지 않다. 요새 새누리당 당협위원장도 만난다”고 농담조로 답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24일 새누리당 서울시당 관계자들과 조찬을 하며 내년도 서울시 예산 확보 방안과 집행 계획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 시장 취임 뒤 여당 당협위원장과 시정을 협의한 것은 처음이었다.
국회에서 누리과정(만 3~5살 무상보육) 예산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박 시장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묻는 정의당원의 질문에 폐렴구균 백신 무상 접종을 예로 들며 “서울시 예산으로 하기 부담스러운 건데 올해 복지부가 무상접종을 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중앙정부가 3을 부담하고 7은 지방정부가 부담하라고 한다”며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돈은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것 아닌가”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박 시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2017년 대선을 바라보는 장기적인 ‘플랜’이란 해석도 놓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예산안·법안 처리와 전당대회 등에 신경을 쏟고 있는 사이 박 시장은 여야와 재야를 넘나드는 ‘합리적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시장 쪽은 ‘정치적 해석’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날 강연에서도 박 시장은 대선 도전 여부를 묻는 정의당원들의 질문에 “(최근) 제 건배사가 ‘오직 서울’이다. 시장 시작부터 받은 질문인데, 서울을 반듯한 도시로 제대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피해갔다. 박 시장 쪽 관계자는 “새누리당·정의당과의 접촉은 ‘소통행정’이라는 박 시장의 기본 철학에서 봐야 한다”며 “상대편도 설득해서 가깝게 지내고, 다양한 정치세력들과 서울시정을 잘 이끌어보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