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지난 대선 때부터 활동을 함께해왔던 일부 인사들이 당권 도전에 나선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과 친노무현(친노) 진영에 대한 비판을 담은 책을 펴낼 예정인 가운데, 내용과 출간 시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대선과 관련한 불필요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유감”이라며 바로 선을 그었다.
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안 의원을 도와온 강연재 변호사, 정연정 배재대 교수, 오창훈 변호사, 강동호 전 새정치연합 서울시당 공동사무처장 등 4명은 자신들의 대담 내용을 엮은 책을 발간한다. 이들은 책에서 2012년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 협상부터 민주당과의 통합 과정까지 안 의원이 느낀 점들을 전하면서, 친노 진영과 새정치연합에 대해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정 교수는 책에서 “(대선 직전 마지막) 광화문 유세 당시 안철수가 연단에 오르려는 순간 펼쳐진 친노 중심의 폐쇄적인 선거운동 풍경이 안철수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또 강 전 사무처장은 “안철수가 당시 ‘민주당과 함께 뭔가를 한다든지, 민주당과 같이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전당대회가 ‘문재인 대선 책임론’ 등으로 흘러가는 시점에, 안 의원 쪽 일부 인사들이 이에 가세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이 안 의원의 핵심 측근도 아니고, 안 의원 본인도 전당대회와 거리를 두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당내 시각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안 의원도 공식 입장을 통해 “책 발간 과정에서 사전에 저와 상의한 적 없다. 당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 지난 대선 당시 불필요한 이야기가 나오는 건 유감”이라며 확대 해석을 차단했다.
문재인 의원도 기자들에게 “책 내용을 모른다”며 대응하지 않았다. 문 의원은 이날 ‘정당 구조적 혁신을 위한 분권추진 토론회’에 참석해 당 분권에 대한 공약을 발표하고 “우리 당을 분권정당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당을 신제품 히트상품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우리 당을 여의도의 ‘허니버터칩’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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