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보고서’ 수사 결과] 남은 의혹과 남은 수사
정윤회씨 인사개입 의혹
대통령과 연관돼 실체규명 주목
검찰 “유출문건 확인된 것 25건”
또다른 유출문건·의혹 있을수도
청와대 ‘한 경위 회유설’
3인방 인사개입설 등 손도 안대
정윤회씨 인사개입 의혹
대통령과 연관돼 실체규명 주목
검찰 “유출문건 확인된 것 25건”
또다른 유출문건·의혹 있을수도
청와대 ‘한 경위 회유설’
3인방 인사개입설 등 손도 안대
‘정윤회 국정개입 보고서’ 자체에 대한 수사는 5일로 일단락됐지만 ‘의혹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검찰은 5일 일부 의혹들은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의혹들도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정윤회씨 등이 관련된 내용으로, 이 역시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유출된 문건을 100% 특정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에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전 행정관(경정)이 박지만 이지(EG) 회장한테 ‘정윤회 보고서’ 등 17개 문건을 유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박 경정이 청와대 파견 근무를 마치고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장 사무실로 빼돌린 청와대 문건 14개도 확인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겹치는 6건을 고려하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것은 25건이라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문건을 건네받은 <세계일보> 기자 등을 압수수색하지 못해, 일단 특정 가능한 문건들만 이들의 혐의 내용에 포함시켰다고 했다.
그런데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문건의 분량은 이 범위를 넘어설 수도 있다. 앞서 조 전 비서관은 지난해 6월 “문건이 유출되고 있다”며 문건 사진 128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박 회장과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의 주변에 대한 동향 보고인 것으로 알려져, 폭발력 있는 의혹과 쟁점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언제 탈이 날지 모르는 대목은 또 있다.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최아무개 경위는 동료 한아무개 경위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의 자백 회유를 받았다고 유서에서 주장했다.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제이티비시>(JTBC)는 한 경위가 인터뷰에서 이를 인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검찰이 ‘십상시 모임’의 실재 여부 조사에만 매달렸던 정씨와 ‘문고리 3인방’의 국정 농단 의혹도 ‘재발’ 가능성이 다분하다. 조 전 비서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안봉근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이 청와대 파견 경찰관 10여명의 인사를 좌지우지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회장과 고교·육사 동창인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임명 1년 만인 지난해 10월 갑자기 경질된 배경을 두고도 박 회장과 ‘비선라인’의 갈등 탓이라는 뒷말이 돌았다. 검찰은 이런 의혹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지만, ‘계기’가 주어지면 다시 폭발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씨 딸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전을 둘러싼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씨 등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다시 정씨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면서 이 의혹은 사건화됐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정윤회 보고서’ 작성을 자신이 지시했다고 보도한 <동아일보> 기자를 고소한 사건도 수사를 기다리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청와대나 정치권에서 해결해야 될 일들이 계속해서 검찰 손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뇌물 사건도 아니고, 지금 구조에서 검찰이 정국 해법을 내놓을 순 없는 것 아니냐”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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