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주가 폭락하고, CEO 바뀌었을 것”
장하성 교수와의 국회 좌담회서 의견 밝혀
장 교수, 안 의원과의 재결합 선 그으며
“현실 정치 생각없다…셰르파 역할할 것”
장하성 교수와의 국회 좌담회서 의견 밝혀
장 교수, 안 의원과의 재결합 선 그으며
“현실 정치 생각없다…셰르파 역할할 것”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이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건 보면서 드는 생각이 만약 미국에서 이런 일이 생겼으면 항공사는 아마 예약이 취소되고 주가가 폭락했을 것이다. 시이오(CEO·최고경영자)도 바뀌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안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안철수·장하성, 한국경제 위기와 대안을 논하다’라는 좌담회에서 현재 한국의 경제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사례로 들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가 정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대한항공 예약도 줄지 않고, 경영진도 안 바뀌었다”며 “그건 우리나라가 경쟁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이 충분하다면 소비자들이 선택을 할 수 있는 폭이 생겼을텐데 그런 경쟁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평소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를 비판해온 바 있다.
이번 좌담회는 ‘다가올 40년 장기불황,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 찾기’두 번째 시리즈로 마련된 행사로, 안 의원은 이날 현재 ‘빨간불’이 들어온 한국 경제의 위기를 지적하며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해법을 모색했다.
안 의원은 기존의 ‘대기업·제조업·수출’ 중심에서 ‘중소벤처기업·지식경제산업·내수강화’라는 새로운 축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두바퀴 경제론’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 대선때 장교수 도움 받아 모델로 만든게 두바퀴 경제론이다. 성장과 분배가 떨어진게 아니다.선순환 구조로 가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마치 자전거가 두바퀴로 나갈 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성장만 하면 절대로 자연스러운 (선순환)연결이 안된다. 분배를 통해 건전한 중산층이 단단하게 자리 잡아 중산층의 구매력으로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밑거름을 놔야 한다.”
장하성 교수는 이날 좌담회에서 ‘한국 자본주의, 고장 난 한국경제 진단과 정의로운 경제 만들기’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한국 자본주의는 갈수록 불평등이 확대되고, 한국의 시장경제는 갈수록 불공정한 경쟁이 판을 쳐, 경제가 성장해왔는데도 중산층이 줄어들고 빈곤층이 늘어나 대다수 국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분배와 재분배의 개혁, 기업과 산업의 개혁, 정부와 시장의 역할 개혁 등 한국 자본주의를 정의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적 실천력이 필요하며, 국민들이 투표를 통한 적극적인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교수는 과거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소장을 맡았으나, 안 의원의 독자 신당 창당 과정에서 의견차를 보여 관계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장교수는 “제가 안 의원 도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현실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이야기 했다. 재결합이 아니다”고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장 교수는 “에베레스트 산을 처음으로 정복한 사람은 에드먼드 힐러리지만, 셰르파인 텐징 노르가이의 사진만 있다. 텐징의 도움이 없었다면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고 생각해 사진을 남겼다고 한다”며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힐러리경이 나온다면 기꺼이 셰르파 텐징이 되겠다”고 현실 정치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비쳤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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