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1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남중·고 재경동창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대표 화합위해 노력…”
“부산·경남 지지 나눠주시라”
덕담-견제구 동시에 주고받아
“부산·경남 지지 나눠주시라”
덕담-견제구 동시에 주고받아
중학교 1년 선후배 사이인 여야 대표가 동창회에서 만나 덕담과 견제구를 동시에 주고받았다. 현역 당대표에 여야의 대선주자 1순위로 꼽히는 이들이 중학교 동문 사이인 것은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 경남중 선후배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정기총회 및 신년하례회’에서 만났다. 김 대표가 문 대표보다 1년 선배인데, 재학 땐 서로 잘 몰랐다고 한다.
김 대표는 축사에서 경남중 교가를 인용해 “찬란한 옥과 같이 갈리고 갈린, 우리 존경하는 문재인 후배께서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에 이어 이제 당대표에 선출돼 마음이 흐뭇하다. 앞으로 험악한 파도와 같은 정치 상황 속에서 문 대표와 제가 대한민국호의 사공이 돼 지혜롭게 노를 저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전에 (경남중) 1회 김택수 선배님께서 여당 원내총무, 3회 김영삼 선배님께서 야당 원내총무 할 때 여야 간에 잘 화합했는데, 저도 문 대표와 같이 국민이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이어 축사를 한 문 대표는 “부산·경남 출신이 새정치연합 대표가 된 것도 전례가 없지만, 여야 당대표를 모두 같은 학교 출신이 맡게 된 것도 유례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며 “김 대표 말씀대로 국민들이 바라 마지않는 상생의 정치를 이루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문 대표는 “부산·경남에서 꼭 필요한 일 중 하나가 지역에서도 서로 경쟁하는 정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동문들도 새누리당과 김 대표에게 절반쯤 지지를 보내주고, 나머지 절반은 새정치연합과 제게 보내달라는 부탁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중앙 좌석에 앉은 두 사람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조용히 담소를 나눴고, 무대 위에 올라 손을 맞잡고 사진을 찍은 뒤 포옹을 하는 등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다음날로 예정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를 두고는 팽팽하게 맞섰다. 김 대표는 문 대표에게 “여야 간에 합의를 본 것이 존중돼야 한다”며 협조를 부탁했고, 문 대표는 “원내대표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지난 9일 있었던 두 대표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도 화기애애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두 사람은 “여야 당대표를 부르는 행사가 많은데, 참석 여부는 사전에 조율하자”는 하나만 빼고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모두 각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