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신임 통일부 장관 내정자.
중복 게재 ‘연구윤리 위반’ 인정…“송구스럽다” 사과
교수 출신인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논문을 인용 또는 출처 표기 없이 다른 학술지에 중복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후보자는 이를 시인하고 사과했다.
홍 후보자는 지난 1995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State Security and Regime Security : The Security Policy of South Korea Under the Syngman Rhee Government, 1953-1960’(국가안보와 정권안보 : 남한 이승만 정부의 안보정책, 1953-1960)이란 논문으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은 2000년 영국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문제는 15년이 지난 2010년 5월 한양대 교수(정치외교학) 신분이었던 홍 후보자가 <통일연구>라는 학술지에 발표한 30쪽 분량의 논문이었다. ‘The Evolution of Syngman Rhee‘s Anti-Communist Policy and the Cold War in the Korean Peninsula’(이승만의 반공정책과 한반도 냉전)이란 제목의 이 논문은 마치 별도의 연구인 것처럼 소개됐지만, 사실은 옥스퍼드대 박사학위 논문에서 한 장(chapter)을 거의 옮기다시피 한 것이었다. 홍 후보자는 과거 저술의 인용 사실이나 출처를 밝히지 않아, 이후 이 논문은 별도 연구 성과로 간주됐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부풀려진 셈이다.
이같은 사실이 24일 <뉴스타파> 보도로 논란이 되자, 홍 후보자는 자료를 내어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며 중복 게재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17일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그는 “이에 대해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홍 후보자가 재직했던 한양대나 논문이 게재된 <통일연구> 등은 모두 중복 게재를 표절에 상응하는 연구윤리 위반으로 다루고 있다. 2006년 김병준 교육부총리와 이필상 고려대 총장은 논문 중복게재 의혹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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