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 / ‘돈 전달’ 폭로 내용 보니
10일 공개된 ‘성완종 리스트’는 박근혜 정권의 심장부를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리스트 등장인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친박 실세’들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김기춘 전 실장이 2006년 9월 브이아이피(VIP·박근혜 대통령)를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원을 서너차례 나눠 현금으로 줬다. 돈은 내가 직접 주었다. 그렇게 경선을 치른 것”이라고 말했다.
돈 전달한 상황 구체적으로 명시
“허태열엔 2007년 대선경선때 7억
리베라호텔서 서너차례 나눠 건네” 언론노출 꺼리던 김기춘 “황당무계”
여러 방송 인터뷰서 이례적 해명
허태열 “상상할 수 없는 일” 부인
이병기 “도움 거절해 섭섭했을것” 이와 관련해 김기춘 전 실장은 청와대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서 “금품수수 주장은 일말의 근거도 없는 황당무계한 허위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저는 성완종씨로부터 단 한 푼의 돈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는 김 전 실장 이름 옆에 ‘10만달러(2006년 9월26일)’라고 적혀 있다.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던 김 전 실장은 이날 여러 방송 인터뷰에서 “2006년 9월26일엔 독일에 있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결백을 입증하는 ‘알리바이’를 내세우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당시 박근혜 의원의 독일 방문(9월23일~10월2일)을 수행했다. 그런데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9월26일자 조선일보 사진에 김 실장이 독일에서 (박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게 나오는데 확인해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9월26일을 돈 전달 시점으로 적어놓은 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김 전 실장은 <교통방송>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에서는 “잘 아는 의원을 통해 (성 전 회장이) 간접적으로 좀 도움을 청하는 전화는 있었지만, ‘내가 지금 그런 데 관여할 수 있느냐’고 거절했다. 그런 것은 섭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7억원을 건넸다고 지목한 허태열 전 실장도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을 통해 ‘보도 해명자료’를 내고 “그런 금품 거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허 전 실장은 구체적인 금품 전달 장소와 액수가 명시된 데 대해 “그건 그분의 주장이고, 왜 그랬는지 모른다. 당시 내 직책이 어디든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직능총괄본부장이어서 시내 호텔은 안 가본 데가 없지만 돈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허 전 실장은 2007년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직능총괄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친박 내부 사정에 밝은 정치권의 한 인사는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전 실장이 자금모집책 역할을 한 건 맞다”고 전했다. 정당의 직능총괄본부는 각종 경제단체나 업종별 협회 등 직능별 이익단체들의 ‘민원창구’ 구실을 하는 조직이다. 선거 때면 자금을 조달하는 ‘수금창구’ 구실을 하기도 한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 내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하자 인간적으로 섭섭했던 것 같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해명했다.
이완구 국무총리도 해명자료를 내어 “최근 성 전 회장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총리 담화가 관련있는 것 아니냐고 오해를 하고 있다는 주변 이야기를 전해 들었으며, 이에 검찰 수사가 총리 취임 이전부터 진행되어온 것이라고 주변에 답변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측근들에게 “같은 충청 출신이라는 점 외엔 인연이 없다. (성 전 회장이 세운) 충청포럼에도 가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나는) 성 회장을 잘 알지도 못하고 돈을 받을 정도로 친밀감이 없다”며 “2011년 한나라당 당대표 선거 시절 전국 지구당을 순회하면서 당원 간담회에서 잠깐 본 이후엔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맡았을 때 성 전 회장이 선진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었고 두 당의 통합 과정을 함께 논의했기 때문에 그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당황스럽다”면서도 “그 이후로도 몇번 통화하고 만나기도 했지만, 성 전 회장이 금품을 건넬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해명자료를 통해 “19대 국회 들어와 만난 동료 의원일 뿐 ‘성완종 메모’와 관련한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홍문종 의원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허태열엔 2007년 대선경선때 7억
리베라호텔서 서너차례 나눠 건네” 언론노출 꺼리던 김기춘 “황당무계”
여러 방송 인터뷰서 이례적 해명
허태열 “상상할 수 없는 일” 부인
이병기 “도움 거절해 섭섭했을것” 이와 관련해 김기춘 전 실장은 청와대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서 “금품수수 주장은 일말의 근거도 없는 황당무계한 허위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저는 성완종씨로부터 단 한 푼의 돈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는 김 전 실장 이름 옆에 ‘10만달러(2006년 9월26일)’라고 적혀 있다.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던 김 전 실장은 이날 여러 방송 인터뷰에서 “2006년 9월26일엔 독일에 있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결백을 입증하는 ‘알리바이’를 내세우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당시 박근혜 의원의 독일 방문(9월23일~10월2일)을 수행했다. 그런데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9월26일자 조선일보 사진에 김 실장이 독일에서 (박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게 나오는데 확인해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9월26일을 돈 전달 시점으로 적어놓은 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김 전 실장은 <교통방송> ‘퇴근길 이철희입니다’에서는 “잘 아는 의원을 통해 (성 전 회장이) 간접적으로 좀 도움을 청하는 전화는 있었지만, ‘내가 지금 그런 데 관여할 수 있느냐’고 거절했다. 그런 것은 섭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당 대표를 마치고 대선을 준비하던 2006년 9월 26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사령부를 방문해 나토 정책실장과 면담 뒤 사령부를 떠나고 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맨 왼쪽) 박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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