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선을 타고 전해지는 목소리에서 여유가 흘렀다. 뒤쫓아가는 이의 다급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정승 새누리당 후보는 ‘방금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제품’이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홍보가 덜 돼서 그렇지 상품의 질은 우수하다는 확신에 차 있는 듯했다. 지난해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이정현 의원이 ‘예산 폭탄론’으로 재미를 봤는데 정 후보는 ‘예산 불독’을 자임하고 나섰다.
-선거가 2주 남았다. 추격할 수 있다고 보나?
“아직 2주나 남았다. 시간이 갈수록 치고 올라갈 것이다. 인지도가 오르면서 지지율도 상승 추세다.”
-2012년 총선 때 이곳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이정현 의원이 39.7%를 얻었다. 득표율 목표치가 얼마인가?
“51%가 목표다. 나는 당선되려고 나왔다. 전쟁터에 승리하러 나가는 거지 패배하려고 나가는 사람은 없다.”
-이정현 의원이 이곳을 떠나 유권자들 중엔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겠다.
“이 의원이 이곳에서 10년을 갈고닦았다. 이 의원이 국회에 들어간 뒤에 순천이 확 달라지는 걸 보고 부러워하는 유권자가 많더라. 나는 이정현 대신 정승을 통해 아쉬움을 풀면 된다고 얘기한다.”
-유권자들에게 왜 정승 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설득하나?
“‘7+1’은 8보다 큰 힘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광주가 야당 의원 8명으로 채워지는 것보다 여당 의원 1명쯤 있는 게 낫지 않겠나. 광주가 변하고 바뀌려면 새정치연합 싹쓸이는 안 된다고 얘기한다.”
-새정치연합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새누리당보다 무소속 천정배 후보에게 눈을 돌리지 않나?
“‘호남정치 부활’이란 게 뭔가. 광주의 발전과 변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겠나. 여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지역이 발전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한 정치구도다. 야당 의원 1명이 더 되는 것과 무소속 의원 1명 당선되는 것과 여당 의원이 1명이라도 있는 것 중에서 지역을 위해 어떤 것이 좋겠느냐고 물어보면 고개를 끄덕인다. 나를 선택하면 야당 의원 1명 더 뽑는 것보다 최소한 100배의 효과가 있을 거다. 1년짜리 국회의원 보궐선거다. 일단 1년만이라도 내게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당선되면 ‘예산 불독’이 되겠다고 하는데, 그럴 힘이 있나?
“내겐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의지와 열정이 있다. 살아온 이력이 그렇다. 공직생활 30년 하면서 붙은 별명이 불도저다. 식약처장 2년을 하면서 예산을 거의 2배 가까이 늘렸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는데 지킬 수 있을까?
“김무성 대표가 공개적으로 한 약속이다. 최고위원, 예결위원 시켜주겠다고 발표했다. 내가 당선되면 광주에서 30년 만에 1당 독점 기득권 체제가 무너지는 거다. 광주에서 새누리당 후보에게 의석을 주면 지역 발전의 심부름꾼 역할을 잘하도록 직위를 주겠다고 당 지도부가 분명하게 약속을 했다. 지킬 것이다.”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도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조 후보에 비해 정 후보가 나은 점이 뭔가?
“난 공직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됐다. 따끈따끈한 신상품이다. 10년 전에 출시된 상품과 비교가 안 된다. 거기다 집권 여당의 절대적 협조가 있다. 재직중인 장차관들하고도 다 잘 통한다.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내가 훨씬 잘할 수 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