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이완구 또 어물쩍 해명…같은 의원이라 ‘사흘에 이틀 꼴로 통화’?

등록 2015-04-20 20:56수정 2015-04-21 09:45

이완구, 성완종과 1년 210차례 통화
친분관계 정황 커져도
“국회의원 같이 한 게 1년”
업무관계 강조 되풀이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린 ‘제3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린 ‘제3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완구 국무총리가 최근 1년 사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217차례나 통화를 했다는 검찰 기록과 관련해, “국회의원을 같이 했던 사이일 뿐”이라며 친분 때문이 아니라 업무 차원에서 통화했을 뿐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성 전 회장에게 3000만원을 받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27일까지 ‘총리직 버티기’를 계속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사퇴 요구는 ‘묵묵부답’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한 이 총리는,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217차례나 전화통화를 했다는 검찰 수사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다 말씀드렸다”며 바로 청사로 들어가려 했다. 기자들이 따라붙어 관련 보도를 부인하는 것인지를 묻자, 그는 “(성 전 회장과) 국회의원을 같이 했고, 1년인데, 하여튼 그건 나중에 얘기합시다”라며 말을 끊었다. 평소 기자들의 질문 서너가지에 답변을 온전히 끝낸 뒤 청사로 들어갔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날 이 총리는 출근 뒤 간부들을 만났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어 외부에서 총리실 간부들과 오찬을 한 뒤 오후에는 청사 내 집무실에서 두문불출했다. 외부에서 빗발치는 ‘대통령 귀국 전 자진 사퇴’ 요구에 귀를 닫은 채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총리 쪽은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을 떠나기 전 “(남미 순방을)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한 이상, 그 이전에 자진 사퇴는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행정부 2인자로서 대통령 부재 중에 국정 운영을 대리 총괄해야 하는 총리의 임무를 다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청문회 때 크게 흠집이 난 상태에서 명확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여론 비판만으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조기 자진사퇴론이 불붙은 상황에서 이 총리도 이제 사퇴를 포함해 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소환이 이 총리의 선택을 가를 기점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총리는 지난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총리를 포함해서 어느 누구도 (검찰) 수사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며 소환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비춰 박 대통령 귀국 전에 검찰이 소환을 통보할 경우, 현직 총리 자격으로 수사를 받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총리직을 자진 사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 대통령의 국외 순방 시기 친일사관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았던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사례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6월 문 전 후보자 지명 뒤 여론이 악화되자, 박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순방 도중 국회 제출 인사청문요청서 재가를 보류하는 방식으로 ‘자진 사퇴’해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 217차례 통화는 ‘인정’

이 총리 쪽은 성 전 회장과 여러차례 통화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진 않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검찰이 통화 기록을 확인했다니까, (통화) 사실을 부인하고 그럴 건 아니다”라며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이 총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자신과 충남도당위원장이었던 성 전 회장 사이에 주고받은 업무상 연락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1년 동안 217차례는 산술적으로 사흘에 이틀꼴로 통화를 시도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거의 뭐 부부관계라고 봐야 한다”고 비꼬았다.

더구나 검찰 수사로 드러난 1년치 통화기록은 지난해 3월 이후의 내역이다. 8개월치는 성 전 회장이 지난해 6월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뒤의 통화 기록이다. 동료 의원·당직자 사이의 ‘공적 연락’이었다는 이 총리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의 관계가 단순한 동료 의원 사이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갈수록 불거짐에 따라, 이 총리의 해명도 점점 궁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