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와 재벌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칼럼들을 다수 집필한 전력이 드러나 논란을 빚어온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의춘 신임 국정홍보 담당 차관보가 지난해 효성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 분쟁과 관련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석래(80)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46) 변호사(전 효성 부사장) 쪽 측근은 지난해 이 차관보가 조 변호사를 비판한 칼럼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그를 고소했으며 현재 검찰이 수사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조 변호사 쪽에 따르면, 이 차관보는 지난해 7월9일 인터넷매체 <미디어펜>에 실린 ‘이의춘의 시장경제이야기’ 칼럼에서 ‘암투병 효성 조석래 회장 세번 문전박대 조현문 둘째’라는 제목으로 ‘조 회장이 조 변호사의 집을 세차례 찾았지만 조 변호사가 문전박대 했다’고 보도했다. 그 뒤 조 변호사 쪽은 “아버지를 문전박대한 적이 없으며, 모두 허위로 지어낸 기사”라고 주장하며 이 차관보를 정보통신망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 종로서는 이 차관보를 불러 조사한 뒤 올해 1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에서 후속 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이 차관보를 다시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조 변호사는 지난해 그룹 고위 임원들이 형 조현준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부실 계열사 등을 지원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며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차관보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직 (해명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차관보는 2013년 11월7일 <데일리안> 칼럼에도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이 야당과 진보시민단체에 의해 악의적 폭로와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면서 그룹을 옹호하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노형석 정환봉 기자 nu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