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시절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아 한때 ‘사형수’였던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오른쪽 셋째)이 6일 오전 국회에서 동료 의원 및 종교인들과 ‘사형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1명 공동으로…‘종신형 대체’
유신시절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사형수’ 출신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6일 사형을 폐지하고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사형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을 17대 국회에 이어 다시 발의했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997년 12월30일 마지막 사형집행 이후 17년이 넘게 사형집행이 중단된 대한민국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며 “사형폐지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그는 “2014년 12월31일 기준으로 전 세계 198개국 중 140개국이 법률상 또는 사실상 사형폐지 국가이며 사형존치국은 58개국에 불과하다”며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을 배출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책임을 실천에 옮길 때”라고 사형제 폐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 의원이 발의한 법은 형법, 군형법, 형사소송법, 국가보안법 등에서 사형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대신 감형 또는 사면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새누리당 42명, 새정치민주연합 124명, 정의당 5명 등 여야를 아우르는 171명의 의원이 법안 취지에 찬성해 공동발의했다.
박정희 정권 당시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은 유 의원은 지난 2012년 2월 재심을 통해 38년만에 무죄판결을 받았다. 유 의원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사형제 폐지를 주장해 왔고, 사형제 폐지 입법안 발의는 17대 국회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사형제 폐지 입법은 15대 국회부터 여섯 차례 발의됐지만 논란 끝에 모두 자동폐기 수순을 밟았고 이번이 일곱번째 발의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유신 시절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아 한때 ‘사형수’였던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가운데)이 6일 오전 국회에서 동료 의원 및 종교인들과 ‘사형 폐지에 관한 특별법안’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