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맨 앞)이 1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려고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름 바꾼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
보안 전문가다운 자신감과 책임감 내비쳐
보안 전문가다운 자신감과 책임감 내비쳐
“수사권이 없는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고, 정치 역사상 이런 싸움이 정쟁으로 흐르지 않은 적이 드물었다. 그러나 시작해보겠다.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는 싸움을 하겠다.”
17일 ‘최고위원회-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연석회의’에 나와 마이크를 잡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실었다.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았지만 평소의 ‘부드러운 이미지’와 달리 발언을 이어가는 그의 표정은 자신감이 넘쳤고 단호했다. 국내 최초의 백신 프로그램을 만든 보안 전문가로서의 자신감과 정치인으로서의 책임감이 뒤섞여 그의 표정을 만들고 있었다.
안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듯 ‘비장한 모습’을 보인 것은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 진상규명을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설치한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은 위원회의 출범을 알리며 “국가안보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정보인권도 중요하다. 우리가 정한 모두의 약속을 국가가 잘 지켰는지 확인하고자 이 일을 시작했다”고 위원장 수락 이유를 밝혔다.
평소 ‘싸움’이라는 말을 입에 자주 올리지 않던 그는 “이 싸움은 국가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한 싸움이고, 더 나은 나라 만들기 위한 싸움이다. 우리 모두가 한 약속 지키기 위한 싸움이다. 결코 쉬운 싸움은 아니다.”고 거듭 ‘싸움’이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그는 국정원을 향해서도 이탈리아 업체로부터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인 아르씨에스(RCS·Remote Control System)의 로그, 즉 사용 기록 제출과 타업체 해킹 프로그램 구입 내역 공개를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떳떳하다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국정원을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저는 정쟁을 위해 위원장을 맡은 것은 아니다”며 평소 성향대로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위원회)의 진상규명과 제도 개선활동이 정쟁으로 비추는 것을 강하게 경계하는 모습이다. 위원회의 이름을 애초 거론됐던 ‘국정원 불법사찰 의혹 진상조사위원회’ 대신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로 선택한 것도 그러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여의도 당사 11층 ‘국민스마트폰검진센터’ 를 설치해 오늘부터 검사를 원하는 국민들의 스마트폰을 당 차원에서 검사해주기로도 했다.
위원회는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신경민·문병호 의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우상호·송호창 의원, 당 수석사무부총장 김관영 의원 등 당내 인사 5명과,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권석철 큐브피아 대표·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임을규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임강빈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등 외부전문가 5명으로 진용을 갖췄다.
안 위원장은 “단 한 번이라도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는 싸움을 해보겠다. 여당, 국민 여러분 참여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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