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작업이 많은 국정원 직원은 다른 사람과 일에 대한 경험을 공유할 수가 없어서 심리적 압박감이 굉장히 크다. 자신이 다 책임져야 할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압박을 받으면 오히려 보통사람들보다 심리적으로 빨리 무너질 수 있다.”
정신과 의사 출신인 신의진 새누리당 대변인의 국정원 직원 자살과 관련한 진단이다. 20일 <한겨레티브이(TV)> ‘정치 토크 돌직구’(성한용·임석규 진행·http://www.hanitv.com)에 출연한 신 의원은 ‘국정원 해킹 의혹’ 관련 논평을 내기에 앞서 자료를 꼼꼼히 살펴본 뒤에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김무성 대표로부터 대변인직 임명장을 받았다. “야당을 비난할 때 너무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단어는 쓰지 말라”는 김무성 대표의 주문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조두순 사건’ 피해 아동인 ‘나영이 주치의’로 널리 알려지면서 비례대표로 영입된 신 의원은 20대 총선에선 수도권 지역구 출마를 준비중이다. “당 쇄신에 미진한 점이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을 꼼꼼하게 짰는지 되돌아 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을 해야 한다.” 수도권 20~40대 젊은층의 마음을 파고드는 정책이 새누리당에 부족하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의총에서 침묵한 이유를 묻자 “정치인이란 한마디 말이 먹히도록 하기 위해 99마디 말을 참아야 할 때가 많다. 그래야, 내뱉는 말이 진정성 있게 울린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원내대표 사퇴에 이른 과정이 상식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언론에서 과정의 비민주성을 비판했는데 우리도 방황했고 고민이 많았다. 과정의 비민주성을 따지는 부분도 있지만 당과 청와대가 신뢰를 회복해 걸음을 내딛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