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미즈넷 화면 갈무리.
새누리, 국감에서 포털 집중 추궁
“제목 수정이 아주 습관적”
뉴스 아닌 커뮤니티 글 들이대
“기사 배치 누가 하느냐” 따지다
사회자에게 제지당하기도
“제목 수정이 아주 습관적”
뉴스 아닌 커뮤니티 글 들이대
“기사 배치 누가 하느냐” 따지다
사회자에게 제지당하기도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 등 포털 사이트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주장을 거듭해 온 새누리당은 17일 그간 별러온 대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포털사이트 운영업체 임원을 국회 국정감사장에 세웠다. 그러나 의원들이 내놓은 논리가 약한데다, 같은 자리에 출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질문이 집중되면서 ‘이슈화’ 효과는 크게 보지 못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불공정한 사업구조 문제에 집중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네이버·다음카카오의 정치적 편향성과 정보 왜곡 문제를 파고들었다.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이병선 다음카카오 이사를 대상으로 “(포털이) 아무래도 네티즌을 끌어모으려면 콘텐츠가 좋건 나쁘건 눈을 뗄 수 없게끔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다음카카오는 ‘신문법상 직접 (언론사의 기사) 제목 수정을 안 한다’고 하지만 제목 수정을 아주 습관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추궁했다. 새누리당이 ‘포털 모바일 뉴스 메인 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 발표(3일)와 ‘긴급 정책토론회’(16일) 개최 등을 통해 계속 제기한 ‘포털의 편집권’ 관련 질문이었다.
이병선 이사는 “저희는 (기사) 제목을 수정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이 의원은 “자료를 보시라”면서 다음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인 ‘미즈넷’의 사례를 들었다. 자료에는 ‘인연을 끊자는 시어머니에게 사과한 후 마음이 괴롭습니다’는 네티즌의 사연 제목이 ‘시모 때문에 정신과 상담을 받을까 합니다’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바뀌어 있었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의 제목이 편집된 경우로, 뉴스의 제목에 대한 의도적인 편집 사례로는 부적절했다. 이 의원은 “(포털의)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올려야 하는 포털의 전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김상민 의원도 “네이버에 나온 기사 중 (통신사인) <연합뉴스>의 기사 등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게 알고리즘으로 배치한 것이냐, 네이버의 누군가가 배치를 하는 것이냐”고 윤영찬 네이버 이사를 추궁했다. “알고리즘 (배치와) 사람 배치 영역이 나눠져 있다”는 윤 이사의 답변에, 김 의원은 “사람이 (콘텐츠를) 배치하는 것 때문에 정보가 왜곡될 수 있고 네이버가 (현재 자신들이) 원하는 정보를 소비자에 마구잡이로 던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후 김 의원은 “(콘텐츠 배치의) 알고리즘을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사회를 보던 여당 간사인 김용태 의원으로부터 “오늘 정무위에선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한 거래 행위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윤영찬 네이버 이사(오른쪽)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안경을 매만지고 있다. 왼쪽은 이병선 다음카카오 이사.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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