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정보통’ 박 의원의 ‘국정원장 예약설’
김 의원 측 “여러 설 난무하지만 사실 아냐”
김 의원 측 “여러 설 난무하지만 사실 아냐”
‘야당 정보통’으로 꼽히는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김회선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국정원장에 예약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20일 국정원에 대한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를 마친 뒤 이뤄진 전화 통화에서 ‘김회선 차기 국정원장 예약설’을 풀어놨다.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서울 서초갑)이 지난 13일 주위의 예상을 깨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 박 의원은 “차기 국정원장 후보 물망에 오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의원은 “이병호 국정원장이 국내 정치 개입을 안 하려고 한다. 무리한 일을 벌이지 않는다. 그래서 높게 평가한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에 대해) 과거 중앙정보부의 역할을 원할 것 같다. 김회선 의원이 내년 불출마 선언을 했는데, (박대통령이) 국정원장에 김회선 의원을 예약한 걸로 나는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이 검사출신이고 나이스한 사람이지만, 국정원 차장 출신이라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회선 의원 쪽은 “불출마 선언 이후 여러가지 설이 난무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야당발 ’김회선 차기 국정원장설’의 전말을 요약하면 이렇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이 과거 중앙정보부처럼 적극적인 ‘정보정치’ 활동을 펼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병호 현 국정원장은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서 말을 잘 들을 후보군에서 국정원 차장 출신의 김회선을 낙점한다, 김회선은 폼나게 불출마 선언을 한다.
이런 시나리오, 사실일까? 박지원 의원이 여의도에서 정보가 많은 의원으로 통하는 건 맞다. 하지만, 차기 국정원장 인사와 관련한 여권 내부의 은밀한 기류가 그의 귀에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다.
이병호 국정원장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으려 한다는 말은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이 이병호 원장의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말과 동의어는 아니다. 2012년 대선 당시 ‘댓글부대’를 운영하며 노골적으로 개입했던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할 의사가 없는 원장이 있다고 해서 해서는 안 될 짓을 딱 끊었다고 단정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권에서는, 전직 국정원장인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허수아비’ 이병호 국정원장을 제치고 국정원을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이철우 새누리당 정보위 간사는 20일 국감 브리핑에서 “이번 국감에서 과거와 달리 (국정원의) 정치개입 (논란이) 거의 없었다. 거기에 대해 야당의 이의제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정보위 간사는 “그부분을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승준 김보협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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