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왼쪽부터), 안철수·박영선 의원이 4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만나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발해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고 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박영선·안철수 의원, 김부겸 전 의원이 4일 대구에서 마주했다. 최근 문재인 당 대표에게 비판적 입장을 보이며 거리를 두고 있는 세 사람의 만남이라 당 안팎의 눈길을 모았다.
안 의원이 이날 경북대학교 강연과 지역시민 강연회를 위해 대구를 찾고 박 의원 역시 자신의 저서 <누가 지도자인가> 북콘서트를 대구에서 개최하며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졌다. 대구에서 내년 총선을 준비중인 김부겸 전 의원은 안 의원의 강연회와 박 의원의 북콘서트에 참석했다.
앞서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 대구시당에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강행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영선 의원은 일정상 이유로 발표 현장엔 나오지 못했지만, 이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국정교과서 확정고시 강행을 중단하고, 교과서에 대한 평가는 학계와 교육계, 시민사회의 몫으로 남겨 두라”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교과서 투쟁’ 방향에 관해 “저희는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입법화 노력을 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 (총선을 통해) 다수당이 되는 게 이 문제를 푸는 정공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의 만남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당내 유력주자로서 최근 문재인 대표에게 비판적 입장을 보이며 당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당 혁신 방향을 제시하며 문 대표에게 답을 요구하고 있고, 박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주류-비주류를 뛰어넘자며 ‘통합행동’이란 모임을 결성했다. 안 의원과 통합행동은 지난 2일 만나 당내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비주류 연대’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안 의원은 “운좋게 같은 날 대구에서 만나게 됐다”며 “당을 위한 활동들이 지도부와 각을 세우기라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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