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쓴 축하편지.
유엔마크 찍힌 공식용지로
대선출마 길닦기 평가
충청포럼 회장에 친박핵심 윤상현
대선출마 길닦기 평가
충청포럼 회장에 친박핵심 윤상현
“총리님께서 대한민국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평생 남기신 족적은 후세에 기리(길이) 남으리라 사료되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구순을 맞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축하편지를 보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핀 반 총장이 ‘국내용 몸풀기’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총리 쪽에서 12일 공개한 축하편지에서 반 총장은 “저는 유엔 사무총장직으로 근무한 지 어느덧 9년이 지나 마지막 1년의 임기를 남겨 놓고 있는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계속 아낌없는 지도편달을 부탁드리옵니다”라고 적었다. 특히 반 총장은 자신의 남은 임기를 거론한 뒤 “훗날 찾아 뵙고 인사올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말로 편지를 끝맺었다. 편지지는 유엔 마크가 찍힌 사무총장 공식용지를 사용했다.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특정 정치인에게 생일축하 편지를 보낸 것은 이례적이다. 정치권에선 충북 음성이 고향인 반 총장이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길닦기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한편 지난해 4월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리스트’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뒤 공석 상태였던 ‘충청포럼’ 2대 회장에 친박근혜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이 추대되면서 또다른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충청포럼 관계자는 “지난 6일 이사진과 운영위원들이 모인 가운데 만장일치로 윤 의원을 추대했다. 24일 인천 송도에서 총회를 열어 최종 선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충남 청양이 고향인 윤 의원은 “충청포럼 인천지부를 중심으로 회장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성 전 회장의 유지를 이어 장학사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정치적 해석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했지만, 한 친박계 의원은 “윤 의원이 충청권에서 바람을 일으키면 대선은 물론 당장 총선에서도 당에 유리하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각) 유엔 안보리 회의가 열리기 전에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뉴욕/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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