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의 최근 발언은 소위 ‘약 빨아도’ 쉽지 않은 카피라이팅”
최근 녹색당의 논평이 심상치 않습니다. ‘녹색당이 우리나라에도 있어?’ 반문하시는 분도 있으실 겁니다. 여당과 제1 거대야당. 사실상 양당 체제나 다름없는 대한민국에서 녹색당의 존재감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녹색당의 논평은 단연 돋보이는데요.
지난 12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영화 <타짜>에 비유한 내용이나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녹색당과 같은 녹색 계열을 사용하자 웹툰 <송곳>의 명대사를 인용한 논평이 대표적입니다. ‘약 빨고 쓴 논평’ 일단 한번 보실까요?
▶ 박 대통령 대국민 담화
▶ 국민의당이 녹색계열 색 사용
▶ 북한 4차 핵실험
▶ 누리과정
▶ 평화 소녀상 앞 집회
▶ 파리기후총회의 박 대통령이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총회에 참석해 ‘야심찬 목표’라며 감축량을 제시했으나 이는 “2030년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3위”에 이르는 양이었던 것을 꼬집은 것.
▶ 대테러방지법
▶ 선거구 획정 무산
이런 ‘사이다 논평’ 누가 쓰는 걸까요. 녹색당 김수민 대변인은 “논평은 주로 ‘집단 지성’으로 쓴다”고 합니다. 이유진·하승수 공동위원장이 직접 작성할 때도 있고, 최근에는 두 위원장이 총선 준비로 바빠 김 대변인이 주로 초안을 쓴다고 하네요. 녹색 배경의 시원한 SNS용 카드는 김 대변인이 전담해서 제작한답니다.
녹색당은 2012년 3월 창당한 새내기 정당입니다. 2012년 총선에서는 정당 득표율을 채우지 못해 선관위 등록이 취소되는 시련도 겪었지만 곧 바로 재창당에 착수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녹색당은 탈핵, 농업, 생명을 주요 의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성당원 7000명의 힘으로 지난 2012년 총선에서 0.4%였던 정당득표율이 2014년 지방선거에는 0.8%로 두 배나 ‘성장(!)하는 정당’이기도 합니다.
올해 총선에서 녹색당의 목표는 뭘까요? 원내진출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녹색당은 환경문제 뿐 아니라 먹거리, 미세먼지, 노동시간, 젠트리피케이션 등 시민의 삶과 밀접한 의제를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김 대변인은 “더민주, 정의당만 국회에 들어가면 무슨 재미냐”며 “먹고 사는 문제를 다루는 당 녹색당을 국회로 보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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