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 27일 사퇴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 영입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 영입
지난해 2·8 전당대회 승리 이후 11개월 동안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어온 문재인 대표가 마지막으로 치른 행사는 인재영입 기자회견이었다. 문 대표는 탈당·분당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새 인물 발굴에 집중해왔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았다.
문 대표는 26일 ‘인재 영입 18호’인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의 입당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금까지 우리 당이 영입을 발표한 인사들은 모두 이번 총선 출마를 전제로 해서 영입한 분들”이라며 “단 한분 예외가 김홍걸 박사다”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김홍걸씨는 불출마 뜻을 분명히 밝혔지만 저희가 특별히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발표했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의 발언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아들인 김 교수의 입당 뒤 더민주-국민의당-‘동교동계’ 사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 ‘적통’ 논란이 불거진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하는 호남민심에 제동을 걸기 위해 문 대표가 김 교수의 공천을 보장하고 입당을 설득한 게 아니냐는 당 안팎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담겼다. 최근 더민주에 입당한 김 교수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전남 목포나 비례대표 출마설이 거론된 바 있다.
문 대표가 27일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앞으로 더민주는 김종인 선거대책위원회 체제가 이끌어 간다. 문 대표는 이날 인재영입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해 “제가 이번 총선을 끝까지 책임지고 이끌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김종인 선대위원장께서 우리 당을 잘 이끌어주시고 이번 총선 승리를 이끌어주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27일 당 지도부의 공백을 대신할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을 발표하고 당을 본격적으로 총선 체제로 재편할 방침이다. 비대위는 7~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현역 의원들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최소한 현재 의석(109석) 이상, 그리고 탈당 전 의석수(127석) 이상을 당선시켜야 승리했다고 할 수 있다”며 “현재보다 한 석이라도 많아야지 (문재인) 책임론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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