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려고 비대위원들과 함께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더민주 ‘더불어성장론’
“재벌개혁·불평등해소 바탕
서민 소득 늘려 내수 활성화”
국민의당 ‘공정성장론’
“공정한 경쟁 이뤄지고
공정하게 분배돼야 선순환”
“재벌개혁·불평등해소 바탕
서민 소득 늘려 내수 활성화”
국민의당 ‘공정성장론’
“공정한 경쟁 이뤄지고
공정하게 분배돼야 선순환”
야권에서 ‘성장담론’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앞세워 ‘더불어성장론’을 내세웠고, 국민의당은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앞세워 ‘공정성장론’을 부각시켰다. 야권이 주요 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의 전통적 의제인 성장담론 경쟁을 펼치는 것은 이례적 현상이다.
더민주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는 1일 20대 총선 공약의 기본이 될 경제정책 기조로 불평등 해소와 성장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한 더불어 성장론’을 발표했다. 더불어성장론은 그동안 문재인 전 대표가 제시한 ‘소득주도성장론’, 정세균 의원의 ‘분수경제론’ 등 더민주가 밝혀온 성장론에 김종인 위원장의 경제민주화를 결합한 것이다. 재벌개혁과 불평등 해소를 바탕으로 서민·중산층 소득을 늘려 내수를 확대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게 뼈대다. 더민주는 더불어 성장을 위한 세 축으로 공정경제(청년경제 활성화,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 선도경제(미래산업 선점, 한반도 신경제지도), 네크워크경제(2차 국토균형발전, 사회적경제) 등을 제시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은 분배에만 관심 있고 성장에 관심 없는 것처럼 폄하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말 하는 사람은 경제성장을 이해 못하는 사람”이라며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중요한데, 특정 대기업 위주의 성장전략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장하성 고려대 교수도 이날 더민주의 발표와 같은 시간대에 ‘경제토크’를 열어 ‘안철수표 공정성장론’을 다시 강조했다. 안 의원의 공정성장론은 성장과 일자리 창출, 공정한 분배를 세 축으로 하고 있다. 장 교수는 “성장하지 않으면 분배할 수 없다. 거꾸로 말하면 분배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면서 “공정하게 경쟁이 이뤄지고 그 경쟁의 성과가 보다 공정하고 평등하게 분배되고,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이 가능한 공정성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 전제 조건으로 분배구조의 개혁, 재벌개혁과 노동개혁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보수진영의 전통적 의제인 ‘성장론’에 야권이 집중하는 것은 ‘빨간불’이 켜진 경제 상황에서 대안을 제시해 중도층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장하성 교수는 토론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문재인 전 대표에게 지금의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맡은 자리에 대한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오늘날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분을 영입해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면 진작 좀 일으켰어야 되지 않느냐”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승준 김지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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