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야권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를 응원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30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새누리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응원한다”면서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신념으로 새정치를 실현해 내시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안 대표가 출마한 서울 노원병에는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가 공천을 받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실은 글은 ‘야권연대? 야권야합?’이라는 말머리를 달고 “안철수, 당대당 연대 불가 강조 ‘노원병서도 정면돌파’”라는 제목의 종합편성채널 뉴스 기사도 함께 소개했다. <제이티비시(JTBC)> 보도를 보면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당대당 야권연대에 대한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 “후보 간 연대에 여지를 둔 발언이지만, 방점은 연대 불가에 찍혀 있다”고 강조했다. 야권연대 여부가 다가오는 4·13 총선 승패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데, 안 대표가 야권연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재화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jhohmylaw)에 “새누리당의 태도를 보면 안철수 대표의 야권연대 거부는 결과적으로 새누리당과의 연대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트위터(@unheim)에 “집권세력 확장을 저지하기 위한 ‘산수’는 없어도, 자기가 대권 후보가 되기 위한 ‘산수’는 아직 존재한다”고 에둘러 안 대표를 비판했다.
특히 여권연대를 희망하는 누리꾼들은 안 대표를 향해 “낡은 정치세력, 새누리당이 안철수의 새로운 정치를 응원하고 있다는 건, 한마디로 새로운 정치가 아니거나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 아닌가요?”, “연대를 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은 못 듣는 건가요? 안 듣는 건가요?”,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드디어 연대했네요”라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안 대표와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준석 후보를 의식해 “(새누리당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응원하면,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안철수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안 대표는 “당대당 연대는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렸고 지금껏 지켜왔다”며 “더민주를 비롯해 재야 원로들도 야권연대에 동참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데 우리 같은 작은 당이 아니라, 거대 정당으로 지금까지 야권을 이끌어왔고 그럼에도 패배해온 더민주에 (야권연대를) 요구하는 게 순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이 후보를 낸 노원병 선거구와 관련해서도 “지난 3년간의 의정활동을 평가받고 후보간 연대 없이 정면 돌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안철수 “후보끼리 단일화는 막기 힘들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새누리당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