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채정 전 국회의장. 한겨레 자료사진
임채정 전 국회의장이 10일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초선 당선자 연찬회에 참석해 “한국 정치에선 개혁적인 이야기만 나오면 ‘종북세력’, ‘좌빨(좌익 빨갱이)’로 매도돼 소신과 철학을 제대로 펼 수 없다”며 “한국 정치의 구조적 한계”라고 말했다. 초선 의원들을 위한 강연에서 소신껏 정치를 펼 것을 주문하며 던진 말이다.
임 의장은 국회의원들이 철학대로 입법에 나설 수 없는 또다른 이유로 ‘재벌권력’과 ‘지역감정’을 꼽았다. 그는 “한국의 경제권력은 재벌로 넘어갔기에 정치로 (경제를) 바꾼다는 게 쉽지 않다”며 “이런 문제도 앞으로 (초선 의원들이) 부딪히면서 답답한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감정 때문에 정책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그로 인해 책임정치가 배제되고 의원이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임 의장은 그런 의미에서 더민주의 20대 총선 성적표에 후한 점수를 줬다. 임 의장은 “본거지(호남)는 잃었지만 처음으로 전국 정당이 됐다”며 “우리 당이 영남에서 9석을 차지한 것은 과거와 견주면 경천동지할 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또, “전에는 꿈도 못 꾸던 일들이 요즘 깨진다는 느낌”이라며 “한국 정치가 이제 어떻든 변화의 대목에 와있다”고 말했다.
또한 임 의장은 ‘예산 공부’의 중요성을 각별히 강조했다. 그는 “의정활동을 깊이 들어가려면 예산을 봐야한다. 예산 공부는 반드시 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예산으로 (정부여당과) 싸우는 ‘싸움의 질적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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