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20일 도쿄에서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북 대화 나서게 일본이 역할하길”
자신을 야당으로 언급 눈길
자신을 야당으로 언급 눈길
일본을 방문 중인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은 20일 “(대북 제재에 의한) 핵무기 폐기 노력과 함께 (대화를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도쿄에서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유엔 대북 제재가 성공하길 바라지만, 다른 한편 북한이 국제사회에 나오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후쿠다 전 총리는 “북한의 핵능력이 더 진척되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며 “한국의 생각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 일본과 미국이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북정책에서 제재와 대화를 놓고 국내 의견이 갈리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손 전 고문은 “(박근혜) 정부는 북한에 제재와 압박을 가해 핵을 포기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해 야당 입장’에서는 북한이 쉽게 붕괴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북한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전 고문은 “북한이 지금 체제로는 정권 유지가 불가능한 만큼 대화와 교류·협력의 길로 나서지 않겠느냐”며 “김정은의 정권유지 목적을 인정하더라도 대화 교류 발전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일본이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정계복귀 가능성을 시사한 손 전 고문이 이날 대화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다른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자신을 ‘야당’에 포함시켜 언급한 점이 주목된다. 손 전 고문은 지난 18일 광주에서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관계자와 지지자 등 500여명을 만난 자리에서 “‘새판’을 짜는 데 앞장서 나가겠다는 것을 다짐한다”고 말한 바 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오후에는 제1야당인 민진당 소속 간 나오토 전 총리를 예방해 일본 극우세력들의 한국·조선인들에 대한 헤이트스피치(공개적 차별·혐오 행위)에 대한 대책 마련을 당부하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은 “한국 뉴커머(1980년대 이후 일본에 정착한 재일동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헤이트스피치는 일본 사회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관심을 갖고 대책을 강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간 전 총리는 “헤이트스피치는 유감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최근 초당파적으로 규제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민진당도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손 전 고문은 이날 저녁 도쿄 특파원들과 한국식당 ‘청기와’에서 간담회를 열어 “이번에 일본에 온 건 게이오대 강연과 일본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강진에서 언제 나오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기만 할 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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