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과 부탄을 방문하고 4주만에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9일 오후 같은 당 김경수 의원의 부친 상가인 경남 진주중앙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뒤 차를 타고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진주/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히말라야 트레킹과 부탄 방문을 마치고 9일 새벽 귀국했다. 26일만이다. 그는 6월13일 떠날 때 트위터에 “많이 걸으면서 비우고 채워서 돌아오겠다”고 했다. 무엇을 채우고 돌아왔을까.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그는 “정치의 목적은 국민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다. 정치가 국민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면 정치는 존재 가치가 없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날 진주에 있는 김경수 의원 부친상가에서 기자들을 다시 만났다.
“지금의 경제지표는 국민이 얼마나 행복한지 제대로 나타낼 수 없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국민총생산(GNP)은 사람을 행복하지 않게 하는 요소의 총집합’이라는 연설을 한 적도 있다. 용기, 애국심, 유머 등은 국민총생산 속에 들어있지 않다. 오히려 최루탄 생산은 들어가 있지 않으냐. 가족 공동체와 함께 하는 시간도 다 행복의 요소다.”
기자들이 여행 중 기른 수염을 왜 깎았느냐고 묻자 “아쉽다. 하지만 이제 전지훈련을 다녀온 것이니까요”라고 했다. 네팔·부탄에서 겪은 경험과 소회가 “다 제 가슴 속에 녹아있다”고 했다. ‘얼굴이 탔다’고 하자 “자연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했다.
국민행복론이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담론일까? 그의 측근 인사는 아니라고 했다. 부탄에 다녀왔기 때문에 국민행복을 얘기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8·2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전까지 당과 거리를 두고 양산에서 구상에 몰두하거나 필요한 지방 방문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고 했다. 또 구체적인 비전을 다듬기 위해 외국을 추가로 방문할 수도 있다고 측근은 전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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