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여론조사 보니…
콘크리트 지지층 붕괴 가속
임기 16개월 남았는데
지지율 10%대 동력 상실
‘90초 사과’가 추가추락 불러
“최순실뿐 아니라 대응방식도 문제”
콘크리트 지지층 붕괴 가속
임기 16개월 남았는데
지지율 10%대 동력 상실
‘90초 사과’가 추가추락 불러
“최순실뿐 아니라 대응방식도 문제”
‘최순실 게이트’ 풍랑에 갇힌 박근혜 대통령의 앞날이 험난하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 한 콘크리트 지지층의 추가 붕괴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의 10월 넷째주 정례 주간 여론조사(25~27일, 전국 성인남녀 1009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가장 주목할 지점은, 박 대통령을 떠받쳐온 50대 이상과 대구·경북 지지층의 붕괴다. 대구·경북 지지율은 27%, 50대와 60대 이상의 지지율은 각각 19%와 36%를 기록했다. ‘진실’도 ‘성의’도 빠진 대국민 사과 이후 조사분(26~27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8%포인트)만 보면 대구·경북은 19%, 50대 17%, 60대 이상 28%로 내려앉았다.
이전 상황과 견주면 추락 양상이 확연하다. 박 대통령 취임 직후 첫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대구·경북 59%,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49%, 65%였다. 지지율이 29%로 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1월 연말정산 파동 때나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도 대구·경북 지역은 지지율 41%를 기록했고, 50대는 30~40%대, 60대 이상은 50~60%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았다.
콘크리트 붕괴의 핵심 원인은 ‘최순실 게이트’였다. 응답자들은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 이유로 ‘최순실·K(케이)스포츠·미르재단’(38%),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2%), ‘소통 미흡·너무 비공개·투명하지 않다’(9%), ‘독선·독단적·자기 중심’(4%) 등을 꼽았다. 박 대통령의 문제 대응방식도 지지층 추가 이탈을 불렀다. 정례조사에서 ‘최순실 국정 개입 의혹’이 사실일 것이라고 본 비율은 77%,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견해는 7%였는데, 대국민 사과 이후 조사로만 보면 각각 80%와 6%다.
‘최순실 사태’에 무기력한 새누리당도 동반 하락세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전주에 견줘 3%포인트 하락한 26%로,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29%)에 뒤쳐졌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박 대통령 이반 현상도 주목된다. 이번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자 중 박 대통령 직무수행을 긍정평가한 이들은 48%에 그쳤다. 지난해 1·6월 박 대통령 지지율이 저점일 때는, 새누리당 지지자의 55% 이상이 박 대통령을 긍정평가했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 이반은 개헌 여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헌 필요 여부를 묻자 ‘현행 제도에 문제가 있으므로 개헌 필요’(54%)라는 의견이 ‘제도보다 운영상 문제로 개헌 불필요’(33%)보다 많았다. 지난 6월 넷째주 조사 때는 각각 46%, 34%였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도 이번 정권 임기 내(38%)보다는 다음 정권(54%)에 맡겨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였다. 가장 선호하는 개헌 방향은 4년 중임 대통령 중심제(40%)였고, 분권형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선호도는 각 24%, 16%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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