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처리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마무리되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이정현 대표 등 지도부의 ‘동반사퇴’를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딸 결혼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우리 지도부로는 좀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는 게 좋다. 이 체제로는 갈 수 없지 않겠냐. 일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과 비박 사이에 ‘낀박’을 자처해온 정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개회 이후 줄곧 친박 지도부와 호흡을 같이해왔다.
정 원내대표의 이런 발언은 박 대통령이 10여일 동안 두 차례나 대국민 사과에 나서고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 일부를 개편했지만 민심이 날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지도부 사퇴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는 ‘동반사퇴’를 주장하면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민심이 압도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진보좌파 진영의 의견은 결집하겠지만 실제로 청와대를 점령해서 대통령을 끌어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