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비박계 29명 회동
“분당은 염두에 안둬” 선그어
이정현 대표 재창당위원회 검토
비박 “현 지도부 손으로 만들어봐야…”
새누리당 중진 및 비박계 의원들이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정 현안 및 당 현안 논의를 위해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비박근혜계 등 비주류가 지도부 사퇴를 전제로 한 ‘당 해체 뒤 재창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비박계 3선 황영철 의원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의원 모임’(진정모)을 마친 뒤 “새누리당이 책임지고 반성하기 위해서 해체를 포함한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히 있었다. 해체 수순을 밟고 새 정당으로 가려면 현 지도부 사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진정모 회원이 아닌 정병국(5선)·김재경·나경원(이상 3선) 등 중진의원들이 가세해 모두 29명이 참석했다.
모임에 참석한 오신환 의원은 “(사태 수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당 지도부 (사퇴) 문제는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2011년 박근혜 비대위가 들어서면서 당명도 개정됐다. 지금 사태의 근본 원인이 대통령이므로 당 해체 수순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분당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진정모는 오는 13일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당 소속 시도지사와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포함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지도부 사퇴 압박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이정현 대표는 재창당위원회 구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박계는 이 또한 “손 떼고 물러나라”고 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현 지도부의 손으로 재창당위원회를 만들어봐야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는데 우리 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며 지도부 사퇴를 주장했다. 김성태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어 “반성하고 물러나야 할 이 대표가 재창당을 논의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