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맨앞부터),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손경식 씨제이(CJ)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6일 오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청문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6일 오전 9시56분 8대 그룹 총수들은 줄지어 국회 본관 245호 청문회장에 입장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맨 앞에 섰고,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속에 이들은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 손에 서류봉투를 들고 왔으며, 자리에 앉자마자 서류를 꺼냈다. 조양호 한진 회장도 서류가방에서 준비해온 서류를 꺼내 읽었다. 이날 출석한 증인 가운데 가장 고령으로 증인석 양쪽 끝에 각각 앉은 정몽구 회장과 손경식 씨제이(CJ) 회장 옆자리에는 보조의자가 놓였다. 정 회장 옆에는 그룹 관계자가 붙어 앉았다. 방청석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과 정진행 현대차 사장 등 기업 관계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질의는 주로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중됐다. 이 부회장은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존경하는 위원님, 위원장님. 이번 일로 저희가 국민들에게 많은 우려 심려 끼쳐드린 거 잘 알고 있고 무거운 마음으로 나왔다. 앞으로 절대 이런 불미스런 일에 다시 연루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며 준비해온 답변을 내놨다. 목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아 의원들은 “마이크를 잘 대라”고 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증인들을 향해 “촛불집회에 나가보신 분 있으면 손을 들어보라”고 하자 회장들 뒷줄에 앉아있던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손을 들었다. 안 의원은 “당신은 재벌이 아니잖아요”라고 했고, 정몽구 회장과 조양호 회장은 미소를 지었다.
삼성이 최순실씨 쪽에 얼마를 후원했냐는 안 의원의 질의에 이재용 부회장은 “정확히 기억을 못한다”고 했다. 이에 안 의원이 “300억원이 껌값이냐, 300억원을 기억 못하냐, 아무리 돈이 많다 하더라도!”라고 추궁하자 이 부회장은 대답없이 책상을 내려봤다. 방청석에 앉은 기업 관계자들은 중간에 증인석으로 가서 귀엣말을 하기도 했다.
오전 10시30분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 야당 지도부들이 청문회장을 찾아 의원들을 격려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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