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정면돌파’ 선언 뒤
“부결되면 얼굴 비치기도 힘든 상황”
친박 중진 “초재선들 반대하도록 설득할 것”
비박 “세월호 제외하면 탄핵안 통과 더 안정적”
야권은 부정적…탄핵안 처리에 변수 못 될 듯
민주당 의원 전원 오늘 밤샘농성
“부결되면 얼굴 비치기도 힘든 상황”
친박 중진 “초재선들 반대하도록 설득할 것”
비박 “세월호 제외하면 탄핵안 통과 더 안정적”
야권은 부정적…탄핵안 처리에 변수 못 될 듯
민주당 의원 전원 오늘 밤샘농성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추진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언한 뒤,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안에서조차 탄핵 찬성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7일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전날 박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결과적으로 아무런 잘못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얘기”라는 반응이 나왔다. 친박계 안에서도 ‘핵심’을 제외한 초·재선을 중심으로 탄핵 찬성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탄핵하라는 지역 여론의 압박이 거세다. 정치 도의 차원에서 (탄핵에 반대할까) 고민도 했는데 탄핵안이 부결된다면 앞으로 지역 행사에 얼굴 비치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며 “공개적으론 못 해도 지역에서 문의 오는 분들께는 ‘찬성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한 중진 의원도 “(친박계 중에) 특히 수도권이 많이 흔들리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하면서, “탄핵 표결 전까지 초·재선들을 만나서 최대한 (반대하도록) 설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핵심들은 주로 “탄핵하면 대통령 임기가 (4월 퇴진보다) 더 오래 가고 혼란스럽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새누리당이 분열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박 대통령이 막판까지 개별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해 호소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새누리당은 나아가 탄핵안 통과를 기정사실화하고 그 이후 당내 격변 상황까지 고민하고 있다. 친박계 핵심에서는 ‘비박계에 맞선 결사항전’부터 ‘도의상 당권포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탄핵안 통과 이후 비박계의 탈당을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반면 비박계 쪽에선 친박 책임론을 바탕으로 인적 청산을 벼르고 있다.
일찌감치 ‘탄핵 대오’를 명확히 한 비박계는 다만, 탄핵소추안에서 ‘세월호 7시간’ 관련 부분을 삭제할 것을 주장하고 나왔다. 야당이 지난 3일 발의한 탄핵안에는 세월호 침몰에 대한 대처 미비를 들어 박 대통령이 헌법상 생명권 보장 의무를 위배했다고 적시했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새누리당 내에서 세월호 부분이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 찬반이 갈리는 의원들이 확인되고 있다”며 “탄핵안 가결이 우리가 관철해야 할 소중한 국민의 뜻이라면 이 문제에 대해 야당이 숙고해주기를 진심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의원은 “최대한 노력해주기 바란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탄핵 동참의 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당은 오히려 세월호 침몰 중 박 대통령이 머리 손질에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탄핵안에 세월호 대목을 고수해야 한다는 기류가 더욱 강해져, 원안이 수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새누리당의 황영철 의원도 세월호 부분 삭제가 “공식적 요구는 아니다”라고 밝혀, 탄핵안 처리에 큰 변수가 되진 못 할 전망이다. 야당은 이날부터 사실상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을 압박·설득하면서 굳히기 작업에 들어갔다. 야 3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탄핵 촉구 공동결의대회를 열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내일(8일)부터 전 국회의원이 밤샘농성을 통해 탄핵 가결을 위해 최대한 결집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121명 의원 등은 8일 국회에서 밤샘 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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