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영 ‘친박’, 박영선·안민석 ‘공격수’
정동춘 “내가 작성” 박영선 “아닐 것”
정동춘 “내가 작성” 박영선 “아닐 것”
케이(K)스포츠재단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수사에 대비해,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의원은 파란색으로 표시하고 일부 야당 의원은 ‘공격수’라고 성향을 분류하는 등 대응 지침을 담은 내부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위 제4차 청문회에서 케이스포츠재단의 내부문건 3장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특검 및 국조 목적 및 일정’ 대목에는 특검·국정조사의 절차와 주요 쟁점이 자세히 정리돼 있다. 특히 국조특위 위원 명단에서 새누리당 이완영·이만희·최교일 의원은 파란색으로 표시돼 있고 “친박”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야당 의원 중에는 민주당 박영선·안민석 의원에 붉은색으로 표시하면서 “저·공격수”라고 적었다. ‘우호 세력’과 ‘경계 대상’을 구분해둔 것이다. 국정조사의 주요 쟁점으로는 “최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두 재단이 기부금 출연을 강요하고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한 의혹”, “최순실 등이 두 재단 출연금을 국내외로 유출했다는 의혹” 등을 꼽았다. 또 특검은 “기업들의 대가성 여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고 서술했다.
‘특검 및 국정조사 재단 대응방침’ 대목에서는 간부들마다 집중 대응해야 할 의혹을 구분해놨다. 이사장에 대해서는 “재단사업, 롯데건, 이사장 선임배경 등과 관련해 재단이나 본인에 불리하지 않도록 준비서면을 작성한다”, “안 수석(안종범), 최 회장(최순실)과 관련하여 뇌물죄 혹은 제3자 뇌물공여죄 관련 기사를 확보하여 기업들의 민원대가에 따라 기금출연한 증거를 확보하여 재산의 귀추를 추적한다”고 적혀 있다. 또 “전경련과의 관련성도 같은 방법으로 정리하고 관계를 정확히 한다”고 적었다.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안종범 및 최순실과 관계를 정확히 한다”고 돼 있고, 재단의 부장·과장·직원 등에 대해선 주의사항으로 “야당에서 국조 증인을 200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함”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케이스포츠재단은 이밖에 ‘대통령 탄핵소추 진행절차’도 한 페이지로 정리했다.
이와 관련해 정동춘 전 케이스포츠재단 이사장은 청문회에서 “이 문건은 제가 직접 작성해 직원들에게 나눠줬다”고 말했다. 이에 박영선 의원은 “정 전 이사장이 이렇게 세밀하게 작성했다고 보기 어렵다. 솔직하게 말하라”고 추궁했고, 정 전 이사장은 “케이스포츠재단 자체가 국정농단 한 가운데 있기 때문에 이사장으로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가장 최대 관심사였다. 그래서 직원들이 상당히 동요하고 있다 이렇게 판단을 해서 (작성했다)”고 답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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