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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변명 기회만 줬다”…맥빠지게 끝난 ‘우병우 청문회’

등록 2016-12-23 21:11수정 2016-12-23 21:36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출석해 시작을 기다리며 옆을돌아보고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출석해 시작을 기다리며 옆을돌아보고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우 모르쇠 전략에 속수무책
위원들 구체사실 들이밀지 못하고
비꼬고 힐난하고 호통 그쳐
“우에 변명기회만 줬다” 지적
22일 자정께까지 10시간 넘게 진행된 이른바 ‘우병우 청문회’는 맥빠진 채로 끝났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의 사실상 마지막 승부처였지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모르쇠’ 전략에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몇몇 추가 의혹이 제기됐으나 전언·풍문을 넘어서는 구체적 사실을 들이밀지 못했다. 특위 위원들의 준비가 부족해 우 전 수석이 변명할 기회만 얻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너의 죄를 네가 벌 받지 않고 피해가면 언젠가 너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벌을 받게 될 것이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밤 마무리 발언으로 “그리스 속담을 하나 얘기하겠다”며 이렇게 우 전 수석을 비난했다. “최순실을 모른다는데 (우 전 수석에게) 더 이상 들을 말이 없다”는 이유에서였지만, “염치없는 인간”이라는 막말 비난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실체 규명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됐다. 앞서 손 의원은 “노무현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도 아닌, 그저 뇌물수수 혐의자로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오”라는 문장에 ‘노무현’ 대신 ‘우병우’를 넣어 읽었다. 2009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수사 때 대검 중수1과장이었던 우 전 수석이 한 말이라는 주장이었으나 우 전 수석은 “저런 말을 한 적이 없고, 관련해 입회한 변호인도 있다”고 말했다. 심리전술이었을지 몰라도, 뜬금없는 ‘노무현 마케팅’이라는 비난도 나왔다.

우 전 수석의 “아니다” “모른다” 두 마디에 막힌 특위 위원들은 주로 비꼬고 힐난하고 호통치는 데 그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의 법인 외제차 사용 의혹을 캐묻던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내가 검사라면 그런 식으로 답변하는 피의자 한 방 쥐어박았을 것”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하는 우 전 수석을 비난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아들이 세월호에 탔어도 구조와 수사를 방해했겠냐”며 우 전 수석의 감정을 자극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우 전 수석은 “질문을 (제대로) 해달라”라거나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을 뿐이다.

이날 밤 11시를 넘겨 청문회 막바지엔, ‘이슬비 대위 동행 방청’ 논란이 터져나왔다. 이 대위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간호장교로 일했던 조여옥 대위의 간호사관학교 동기로 이날 방청석에 나왔다고 했다. 휴가를 냈다가 공가(공무휴가)로 인정받게 됐다는 이 대위의 설명에 특위 위원들은 군 상부의 지시 의혹을 제기하며 이 대위를 참고인으로 불러냈다. 군이 이 대위를 통해 조 대위를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의심을 품을 수는 있어도 핵심 요점을 비껴가는 신문이 이어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조 대위가 지난 20일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로 발령이 났는데 연수지인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 이 과정에서 출국 항공편 시간까지 물은 것은 무리한 질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 소속인 한 특위 관계자는 “각자 제보를 통해 의혹 제기하는 수준이었다. 수준 이하의 질문이 나왔지만 그냥 의원들이 알아서 잘해주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고 시인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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