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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반기문, 또 동생 비리 의혹…“미얀마서 유엔 이름 달고 사업”

등록 2017-01-17 17:55수정 2017-01-17 22:26

매슈 러셀 리 유엔 전문기자, 반 전 총장 의혹 제기
“반기호씨 유엔 대표단으로 미얀마 정부 관계자 만나
‘멘토’ 한승수 전 총리도 두산 사외이사로 이해충돌 의혹”
반기문 캠프 “반기호씨 유엔 직함 사용한 적 없어”
두산 쪽 “한 전 총리 영업과 무관… 이득 얻은 적 없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남동리 팽목항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가족대기실로 들어서고 있다. 진도/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남동리 팽목항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가족대기실로 들어서고 있다. 진도/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반기문(73) 유엔 전 사무총장의 둘째 동생 반기호(63)씨가 미얀마에서 유엔을 등에 업고 사업을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엔을 10년 넘게 취재해온 <이너 시티 프레스>(Inner City Press)의 매슈 러셀 리 기자는 17일 “반기호씨가 보성파워텍 임원으로 미얀마에서 일하며 유엔의 이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의 첫째 동생 반기상씨와 조카 반주현씨가 “가족의 명성”, “가족의 보증” 등 표현을 써가며 경남기업의 베트남 소재 ‘랜드마크72’ 빌딩을 매각해주겠다고 나섰다가 미국 연방검찰에 뇌물공여, 사기, 돈세탁 등 모두 12개 혐의로 지난 11일 기소된 데 이어 또다른 친인척 비리 의혹이 제기된 셈이다. <한겨레>는 리 기자와 전자우편을 이용해 지난 9일부터 세 차례 인터뷰했다.

리 기자는 미얀마에서 한국 기업의 임원으로 일하는 반기호씨가 ‘유엔 대표단’ 행세를 하며 미얀마 정부 관계자를 만났는데, 이는 ‘이해관계 충돌’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리 기자는 “미얀마 정부 홈페이지를 보면 2015년 1월 보성파워텍 임원인 반기호씨가 유엔 대표단으로 현지 정부 관계자를 만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유엔의 지위를 민간 사업에 이용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2014년 11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느라 미얀마를 방문한 바 있다. 당시 반기호씨는 보성파워텍에 재직하고 있었다. 경찰 출신인 반기호씨는 2009년 손해보험협회에서 퇴직한 뒤 미얀마에서 사업을 펼치는 케이디파워(2010~2013년), 보성파워텍(2013~2016년) 등에 임원으로 영입돼 일했다.

이정미 의원(정의당)도 비슷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미얀마 현지 기사 내용과 미얀마 정부 페이스북 등을 확인해보니, 보성파워텍과 미얀마 정부 간 사업 회의에 유엔 대표단까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다.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사업에 유엔 대표단이 관여하는 것이 타당한 일인지 의문스럽다”며 “유엔 대표단이 왜 거기에 있었는지, 어떤 역할을 한 것인지 반기호씨가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리 기자는 반 전 총장의 ‘멘토’로 불리는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협상 특사(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의 충돌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한승수 특사가 사외이사로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유엔 공공구매 협력업체다. 이는 유엔 현직에 있으면서 민간기업의 임원을 겸임하는 것이어서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현직 유엔 직원인 제프리 색스 사무총장 특별보좌관(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과 김원수 사무차장이 반 전 총장의 대선 캠페인에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반 전 총장이 자신의 야망을 위해 유엔의 재산을 축내는 것”이라고 했다. 색스 특별보좌관과 김원수 사무차장은 반 전 총장이 미국을 떠나 귀국길에 오를 때 배웅한 바 있다.

리 기자는 반 전 총장의 재임 기간 10년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2009년 스리랑카 내전 때 유엔의 책임을 회피했고, 2010년 아이티 지진 참사 당시엔 파견된 유엔 평화유지군이 콜레라를 전파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 반 전 총장은 재임 시절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유엔의 위상을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반기문 캠프’ 관계자들은 리 기자의 주장을 반박했다. 반 캠프의 한 관계자는 “반기호씨가 유엔 직원 직함을 사용한 적이 전혀 없다. 허위사실 보도나 무차별적 인용 보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보성파워텍 임원도 “반기호 전 부회장이 미얀마 사업에 관여한 것은 맞지만 성과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사외이사인 한승수 특사는 회사 영업과 전혀 관련이 없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유엔 공공입찰에 한번 참여했지만 떨어져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것도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미얀마 현지에서는 반기호씨가 유엔 대표단과 정부 관계자를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코트라 미얀마의 안재용 관장은 “당시 유엔 대표단이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는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 만약 그런 사실이 있었다면 코트라나 대사관에 연락하지 않고 단독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반기호씨는 현재 상장사인 에스와이패널 부회장과 광림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에스와이패널 임원은 “지난해 9월 사회공헌사업을 위해 (반씨를) 영입했다”며 “그와 관련해 여러 소문이 나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본인은 ‘떳떳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반씨는 광림에서 지난해 3월 사외이사로 선임돼 현재까지 열린 11차례 이사회 가운데 절반에 못 미치는 5차례만 참석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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