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자 "박근혜나 사퇴하라고 하세요" 라고 외친 뒤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소가 구호를 압도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손팻말 시위에 표창원 의원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소로 응수해 화제다.
1일 새누리당 의원 60여 명은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여성 인격 살인, 표창원은 즉각 사퇴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표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본회의장 입구에 표 의원이 도착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표 의원은 이를 보고도 별 말없이 미소를 보이며 지나갔다.
이어 등장한 이재정 의원은 이들을 향해 밝게 웃으며 “박근혜 대통령님이나 사퇴하라고 하세요”라고 돌직구를 날리며 본회의장으로 사라졌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당황하며 “사퇴하라”, “웃음이 나와”를 외치자 이 의원은 “우선순위가 있는 겁니다”라고 다시 한 번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앞을 미소 지으며 지나가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이재정 의원의 미소와 발언이 화제가 되며 ‘당당하고 멋지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재정 의원 미소가 멋집니다”, “진짜 일당백 여전사, 그대가 있어 그나마 큰 위안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엔도르핀이 확 돈다” 등의 글을 올렸다.
이날 오후 이재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표창원 의원과 관련한 논쟁이나 입장은 차치하고, 하늘 아래 고개 들기 부끄러워야 마땅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 시국에 한 맘으로 보인 결기가 너무 어이없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마디 던졌다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고성, 올 한해 먹을 욕, 한꺼번에 다 먹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이재정 의원이 표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케팅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앞을 지나가며 미소로 응수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강창광 기자, 연합뉴스
표창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새누리당 쪽이 자신의 아내와 가족을 성적으로 모욕하고 공격하고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앞서 표창원 의원은 자신이 주관한 시국비판 풍자 그림 전시회 ‘곧, bye! 전’에 전시된 작품 ‘더러운 잠’이 박근혜 대통령을 성적으로 비하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김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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