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10일 대국민 담화를 내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담화문을 발표하고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 심판에 의해 대통령 궐위 상황에 직면해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헌재의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내려진 것이며, 대한민국은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자유민주국가”라며 “지금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승복하기 어렵다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제는 수용하고 지금까지의 갈등과 대립을 마무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생각과 방식이 다를지 모르지만, 촛불과 태극기를 든 마음 모두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황 대행은 이어 “이제 60일이라고 하는 짧은 기간 안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며 “화합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국정안정과 공정한 대선관리를 이룰 수 없다. 정부는 비상상황 관리와 대처에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광장이 아니라 국회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국회가 소통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국민들의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 국회가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황 대행은 대선 출마 여부로 주목받고 있으나, 이날 담화 발표 뒤 따로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총리실 관계자는 “지금은 국정안정이 최우선”이라며 “헌재의 결정이 나온 당일에 (대선 출마 여부 등) 황 대행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언급하는 건 탄핵당한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앞서 황 대행은 이날 오후 임시 국무회의와 국가안정보장회의(NSC)를 잇따라 주재하고 “새 정부의 원활한 출발을 위한 지원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다음 정부 출범 초기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권 인수인계 작업에도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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