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문화관련 설문, 옷·승용차 ‘검은색’ 압도적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일상은 얼마나 ‘문화적’일까?’
‘문화’를 사람들의 일상 생활양식이라는 말로 폭넓게 정의할 때, 어떤 사람이 ‘문화적’이냐는 평가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기준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또는 그녀가 ‘문화적’임을 알려주는 지표들이 있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의 가치·판단에 대한 개방성과 관용, 여가의 향유 욕구, 개성에 대한 존중, 문화정책에 대한 관심 등일 것이다.
이런 지표들에 기대어, 문화연대와 <시민의 신문>이 의원 115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국회의원 문화지수 조사’를 진행했다.(관련기사 <한겨레> 9일치 12면). 지난 10월8~31일 진행된 이 조사는 직접 방문과 팩스를 통해서 이뤄졌으며, 열린우리당 60명, 한나라당 38명, 민주노동당 7명, 민주당 3명, 자민련과 무소속 각각 1명, 무기명 5명의 의원이 설문에 응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의원 중 90%가 노동·수면·식사·출퇴근·가사를 제외한 여가시간을 하루 평균 2시간 이하로 보내고 있다(2004년 통계청이 발표한 10살 이상 국민들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5시간 13분입니다). 이중 20%는 스포츠, 17%는 독서로 시간을 보내고, 신문잡지 보기(10%), 가족과의 대화(10%), 예술감상(9%)이 그 뒤를 이었다.
의원들이 평소 가장 해보고 싶은 문화취미활동으로는 예술창작(32명)이 가장 높고 여행(24명)이 두번째를 차지했다. 예술창작활동으로는 그림 그리기, 연극 공연, 춤 등 몸을 움직이는 역동적인 활동에 대한 선호가 높았고, 해금·피아노 연주, 서예, 사진촬영, 소설쓰기, 밴드활동, 영화제작, 국회의원 합창단 활동 등 다양했다.
평소 즐겨 입는 의상 색상으로는, 검정색이 39명으로 가장 많았고, 남색(29명), 청색(9명), 베이지(6명), 회색(6명) 등이 거론돼 주로 무채색 계열의 옷을 즐겨 입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블랙 선호는 자동차도 마찬가지였다. 보유하고 있는 차량 색깔을 물었더니 115명 중 70명이 검정이라고 답했다. 참고로, 차가 없다고 응답한 의원은 5명이었다.
의원들이 좋아하는 문화예술인으로는 매우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는데, 조수미(7명), 정명훈(5명), 안성기(4명), 문성근(3명)이 표를 많이 받은 축에 속했다. 분야별로는 ‘배우’를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22명, ‘클래식음악인’ 17명, ‘문인’12명이었으며 ‘대중가수’를 꼽은 의원들은 11명으로, 서태지·비·왁스·마야 등의 젊은 대중가수들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됐던 ‘카우치 알몸 노출 사건 처리’와 ‘부부 나체 사진을 공개한 미술교사 김인규씨에 대한 대법원 유지판결’에 대해서 의원들 대부분은 강경한 자세였다. ‘생방송 중 카우치의 성기 노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의원 64%가 ‘무조건 잘못한 행동이고 사법처리는 당연하다’고 답한 반면, ‘잘못된 행동이지만 사법처리는 과도하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김인규씨 유죄판결’에 대해서도 48%가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행동이므로 적절한 판단’이라고 답했고, ‘표현의 자유를 이해하지 못한 부적절한 판결’이라는 의견은 39%였다. 국회 공간이 문화적이냐고 생각하느냐에 대해선 대부분이 부정적이었다. 6%만이 ‘문화적이다’라고 답한 반면 44%는 ‘문화적이지 않다’고 말했으며 50%는 ‘보통이다’라고 응답했다. 문화적이라고 생각하는 소수 의원들은 ‘과도기에 있다’, ‘각종 전시와 공연이 열리고 있다’ ‘환경 조성 노력이 진행 중이다’외에도 ‘국회라는 곳이 본래 문화적이기 힘든 곳이다’라는 답변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반면 ‘문화적이지 않다’는 응답자들은 ‘의원들의 문화생활 기회 부족’ ‘국회내 전시·공연 공간 전무’ ‘권위적인 국회 출입 절차 및 건물 배치’ ‘문화 마인드 부재’ ‘직관적, 대결 위주의 정치문화’ 등을 꼽았다. 의원들은 이처럼 딱딱한 국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냐고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들을 쏟아냈다. ‘국회를 정치공간이 아닌 생활공간으로’ ‘과도한 경내 보안 완화’ ‘보행자 우선 환경 조성’ ‘산책로 정비’ ‘소극장 등 문화시설 설치’ 등 물리적인 환경을 바꾸자는 의견이 많았다. 앞으로 문화연대·시민의신문·미술인회의 등 문화·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회를 시민들에게 열려있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가꿔나가자고 노력할 예정다. 10만평 녹지공간이 시민들에게 개방된다면 정치와 국민은 서로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는 주장다. 이를 위해 자전거 국회투어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관심을 촉구하기로 했다. 시청앞 광장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듯, 국회도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열리면 좋겠다. 국회로 놀러가는 꿈, 꼭 이뤄지면 좋겠다. <한겨레> 사회부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최근 논란이 됐던 ‘카우치 알몸 노출 사건 처리’와 ‘부부 나체 사진을 공개한 미술교사 김인규씨에 대한 대법원 유지판결’에 대해서 의원들 대부분은 강경한 자세였다. ‘생방송 중 카우치의 성기 노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의원 64%가 ‘무조건 잘못한 행동이고 사법처리는 당연하다’고 답한 반면, ‘잘못된 행동이지만 사법처리는 과도하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김인규씨 유죄판결’에 대해서도 48%가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행동이므로 적절한 판단’이라고 답했고, ‘표현의 자유를 이해하지 못한 부적절한 판결’이라는 의견은 39%였다. 국회 공간이 문화적이냐고 생각하느냐에 대해선 대부분이 부정적이었다. 6%만이 ‘문화적이다’라고 답한 반면 44%는 ‘문화적이지 않다’고 말했으며 50%는 ‘보통이다’라고 응답했다. 문화적이라고 생각하는 소수 의원들은 ‘과도기에 있다’, ‘각종 전시와 공연이 열리고 있다’ ‘환경 조성 노력이 진행 중이다’외에도 ‘국회라는 곳이 본래 문화적이기 힘든 곳이다’라는 답변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반면 ‘문화적이지 않다’는 응답자들은 ‘의원들의 문화생활 기회 부족’ ‘국회내 전시·공연 공간 전무’ ‘권위적인 국회 출입 절차 및 건물 배치’ ‘문화 마인드 부재’ ‘직관적, 대결 위주의 정치문화’ 등을 꼽았다. 의원들은 이처럼 딱딱한 국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냐고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들을 쏟아냈다. ‘국회를 정치공간이 아닌 생활공간으로’ ‘과도한 경내 보안 완화’ ‘보행자 우선 환경 조성’ ‘산책로 정비’ ‘소극장 등 문화시설 설치’ 등 물리적인 환경을 바꾸자는 의견이 많았다. 앞으로 문화연대·시민의신문·미술인회의 등 문화·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회를 시민들에게 열려있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가꿔나가자고 노력할 예정다. 10만평 녹지공간이 시민들에게 개방된다면 정치와 국민은 서로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는 주장다. 이를 위해 자전거 국회투어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관심을 촉구하기로 했다. 시청앞 광장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듯, 국회도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열리면 좋겠다. 국회로 놀러가는 꿈, 꼭 이뤄지면 좋겠다. <한겨레> 사회부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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