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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내년 2월 전당대회때 중앙위 권한 조정 검토”

등록 2005-11-10 19:37수정 2005-11-10 19:40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사진 김경호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열린우리 창당 2돌’ 정세균의장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당 의장과 비상집행위원회 위원장, 원내대표를 겸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한국 정당사상 가장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그의 어깨는 무겁다. 10·26 재선거 패배로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전 지도부가 사퇴한 뒤, 당을 살려내야 한다는 책임이 그에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내년 2월18일 전당대회가 열린우리당이 소생하는 기회가 될 것인지, 아니면 나락을 길로 떨어지는 계기가 될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는 “욕을 먹을 일이 있으면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평소 점잖은 성품으로 보면 매우 과격한 표현이다.

그는 전북 무주 출신으로 고려대를 나왔다. 쌍용에서 기업인으로 성실히 살았다. 인생의 행로를 바꾼 것은 1996년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국민회의에 입당해 출마한 것이다. 일단 정계에 들어온 뒤에는 비교적 순탄한 행로를 밟았다. 두 차례의 정권창출을 무대 한 가운데서 일을 하면서 겪는 축복을 누렸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경륜을 정부에서 발휘하고 싶어했다. 개인적 정치일정상 내년 쯤 장관직을 맡으려 했던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하지만, 당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개인의 이해득실은 중요하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열린우리당 구원투수로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뷰를 했다. 계기는 열린우리당 창당(11월11일) 2돌이었다. 인터뷰는 9일 오후 4시부터 5시30분까지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했다. 이례적으로 긴 시간이었는데, 특별히 깜짝 놀랄 뉴스를 제공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특유의 성실한 자세로 시종일관 진지하게 답변했다. 우상호 의장비서실장과 이재경 공보담당 부실장이 배석했다.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문 인터뷰니까 편하게 말씀해 주셔도 나중에 잘 정리하면 되니까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재선거 패배 이후 비상집행위원장을 맡았는데, 재선거 패배의 원인, 여당 지지율이 낮은 원인, 열린우리당에서 민심이 떠나간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여러 얘기가 있지만, 열린우리당이 정체성을 혹시 잃어버린 것 아니냐는 것이고요, 창당 당시에 표방한 가치를 구현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반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말을 앞세우고 실천을 뒷받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반성도 있습니다. 개혁을 하는 것을 기다리는 세력, 개혁 가치를 중시하는 국민들이 계신데, 정체성과 통하는 얘기지만, 말만 개혁했지 개혁의 성과가 별로 없는, 그리고 개혁입법도 그렇고, 구호는 요란했는데 성과를 못내서, 실질적으로 국민 질을 향상시키지 못했다고 봅니다. 정당이란 것은 운동하는 시민사회와 달라서 실질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도움을 줘야 하는데 그런게 없었습니다. 우리가 중산층과 서민의 당이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말이지요, 이유는 다 있지만, 결과적으로 서민에게 도움을 못줬단 말이지요. 양극화가 심화되고 빈곤층이 늘어나고 그래서 여당이 표방하는 것과 많은 괴리가 있으니까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았겠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차이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총선 때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이탈했고, 지역적으로는 특히 호남, 즉 진보와 개혁, 민주화를 위해 기반이 됐던 지역에서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저희 당은 지역주의 극복이 창당 취지였지 않습니까? 우리 당의 전통적 지지층이라면 민주평화개혁세력인데, 개혁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 때문에 지지를 철회하거나 유보하는 상태입니다. 비교적 호남 유권자들이 그런 성향 많다고 하지 않습니까? 물이 낮은 데서는 물을 빼봤자 얼마 안 되는데, 물이 깊은 곳에서는 훨씬 많이 빠지는 법이지요. 총선 때도 전북의 경우 평균 60%대가 지지했는데, 물이 깊으니까 훨씬 많이 빠진 것입니다. 우리는 개혁세력에 중도세력이 가세한 정당인데, 중도와 개혁, 양쪽으로부터 협공을 당하는 형국입니다. 특히 중도가 유보층으로 가거나 심지어 다른 정당을 지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일차적으로는 전통 지지층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한 연후에 외연을 넓히는 게 순리라고 봅니다.

-11월에는 국민들의 소리를 겸허히 듣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분들을 만날 계획입니까?

=정치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각계의 다양한 분들을 만날 생각입니다. 중소기업인들과도 만날 생각이고요, 전체적으로 국민의 소리를 듣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얘기하긴 어렵네요.

-열린우리당 지지도가 당이 잘하고 잘못해서 변하는 것도 있겠지만,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차이를 못 느낍니다. 노무현 대통령 지지도에 따라 당 지지도가 달라진다고 봐야 하는데요.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뭔가 잘못됐다,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뭐가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당·정·청은 공동운명체지요. 실제로 상호 작용에 의해 지지도가 변합니다. 우리가 잘하면 대통령도 득을 보고, 잘못하면 손해를 봅니다. 역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들이 무엇이 좀 부족하다고 느끼시는지를 잘 찾아내서 채워드려야 합니다. 국민들은 당·정·청이 협력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견은 용납하는 것 같습니다. 각 사안에 대해 견해가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혼선은 안 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견과 혼선의 경계가 모호해서, 우리는 이견이라고 생각하는데 언론은 혼선이라고 합니다. 당·정·청이 소통을 원활히 해서 이견이 있어도 혼선을 일으키지 않는 것을 국민들은 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국민의 눈높이와 지금까지 당·정·청 국정운영 시스템의 차이를 찾아내서 채우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의사소통 시스템을 원활하게 정립하는 게 소중하겠습니다.

-시스템을 설명하셨는데요.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 개인에 불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노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견해 발표, 스타일, 국민에 대한 태도, 청와대 인사 등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거기까지 제가 나가는 것은 좀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대통령께서도 국민들이 보시기에 좀 더 잘해주셨으면 하는 부분이 있겠지요. 우리가 함께 느낄 것은 느끼고, 청와대에도 참모들이 있으니까, 아마 그런 데서 대통령도 관심을 가지실 것으로 봅니다.

-관련한 질문인데요. 전임 지도부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노 대통령이 말씀하시면 무조건 옳다고 한 것이라고 봅니다. 노 대통령이 대연정 얘기를 했을 때 무조건 옳다고 하면서 따라가니까 전통적인 지지층들이 불만을 느끼고 돌아섰는데, 의장께선 대연정 얘기가 나왔을 때 찬성했습니까, 반대했습니까?

=그래도 공식적으론 제가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을 뒷받침하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대통령께서 국정을 조금 더 원활하게 잘해야겠다, 성과도 내야겠다는 진정성을 갖고 말씀하신 것으로 저희는 이해했고, 그래서 뒷받침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상대가 있는 일이다보니까 잘 성사가 되지 않고, 그에 대한 평가도 여러 각도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저희는 그 출발 중에 중요한 것이 지역주의 극복이라고 보기 때문에 선거구제 개편 등 지역구도 극복 노력을 하자고 통영 워크숍에서 결정하고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일단 하여튼 원래 취지에 맞게 뒷받침하는 노력을 하긴 해야 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지도부들이 국민들이나 당원 동지들의 기대와 실질적인 당·정·청간의 관계를 잘 조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당대회가 2월18일 열리는데 제2창당의 정신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2창당의 구체적 내용물은 무엇입니까?

=그야말로 환골탈태 하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당이 지난 2년 동안 능률적으로 당무를 운영해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의 평가를 못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 원인을 단순히 당의 일꾼들의 잘못으로만 봐서는 안 되고, 다양한 접근을 통해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당의 얼굴이 수없이 바뀌었습니다. 민망한 노릇입니다.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이 점수를 주고 싶어도 줄 데가 없었습니다. 제2창당의 내용은 지금 논의 중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무엇이든지 다 논의해보고, 지난 2년 동안 당의 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신뢰를 왜 잃어버렸는지, 잦은 교체가 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한, 제도적 개선까지 포함해서 모든 것을 열어놓고 고쳐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총론은 쉽게 합의했습니다. 거침없이 합의했지요. 대단히 빠른 속도로 임시 지도부를 구성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떤 의제를 내놓아도 토론 후에는 합의를 이뤘습니다. 합의가 안 되는 상황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단히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위기를 맞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작은 이해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내용을 채울 시간은 없었습니다.

-당헌 당규 개정은 포함됩니까?

=그런 부분도 포함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중앙위원회가 비상집행위원회에 권한을 대부분 위임했지만, 당헌 당규는 중앙위원회를 거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중앙위원회와 협력해서 해야 합니다.

-당 의장과 원내대표 이원화 체제의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문제도 포함됩니까?

=그것은 리뷰를 잘 해봐야 합니다. 실제로 문제가 있는지, 대안은 무엇인지, 검토의 대상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아직은 평가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원내정책정당으로 가는 방향은 옳다고 보기 때문에, 창당할 때 투톱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부작용을 보완만 하고 갈 것인지, 전면 손질할지는 아직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기간당원 자격 완화 문제는 어떻습니까?

=그것은 얘기를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중앙위원회 권한이 너무 과도해서, 상임중앙위원회나 당의장이 부장 인사도 하나 제대로 못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중앙당 기관 간의 권한 조정도 논의는 해 봐야겠죠. 당 지도부가 너무 권한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하여튼 당헌 당규에 따라서 절차는 거치면서 모든 문제에 대해서 원점에서 잘 검토해야 합니다.

-중앙위원회를 아예 해산하고 재구성하자는 의견도 있는데요?

=지난번에 연석회의에서 그런 주장이 많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아직 논의를 못했습니다. 선출직이기 때문에,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조금 더 논의들을 해야 할 것입니다.

-새로 선출되는 지도부의 임기는 어떻게 됩니까? 2년입니까? 아니면 전임 지도부의 잔여임기를 하는 것입니까?

=잔여임기로 봐야 합니다. 그래도 1년이 넘습니다.

-그러면 형식적으로는 임시 전당대회가 되나요?

=그렇습니다.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 쏠리는 국민들의 시선이 있는데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선 예비후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의장에 출마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본인들이 결정해야죠. 하여튼 그분들이 우리당에서는 스타니까 어느 자리에서 어떻게 봉사하는 게 당에 도움이 되는지 본인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서 결론을 내야 합니다. 그것은 오늘 내일 코앞만 볼 일은 아니고 전략적으로 잘 판단하시길 기대합니다.

-정세균 의장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제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은 유보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전략적 판단이 당에서도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판단하기엔 좀 이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내에선 정세균 의장을 합의추대하자는 얘기도 있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오자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젊은 사람들이 출마해서 당대표를 맡자는 얘기도 있습니다.

=저는 전당대회로 제 역할이 끝납니다. 외부영입론은, 글쎄요, 내부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과거에도 외부에서 했던 적이 있지요. 그런데 정당 문화가 많이 바뀌어서 아무래도 내부 인사가 나서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합니다. 문호를 활짝 열어서 도움된다면 개방적 마인드로 이런 저런 가능성을 검토해 보는 것은 괜찮습니다. 다음 당 의장은 오래 할 수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국민께서 믿음도 주고 표도 주고 마음도 줄 것입니다.

-당 의장 출마와 상임중앙위원 출마를 각각 하는 방법도 있고, 한꺼번에 출마해서 1등이 당 의장을 맡는 방식도 있습니다. 출마와 투표 방식은 어떻게 되나요?

=아직 거기까지 진도를 나가지 못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7월 정기 전당대회를 했는데요, 민의를 수용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30%, 인터넷을 20% 반영했습니다. 그래서 원희룡 김영선 의원이 2, 3등으로 치고 올라와서 화제가 됐습니다. 열린우리당은 2003년 창당, 지난 4월 전당대회, 내년 전대도 대의원이 할 것 같은데, 그 때문에 ‘닫힌우리당’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또 당 재정의 절반 이상을 국고에서 지원받는데, 그렇다면 세금을 내는 국민들의 의사를 그정도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가 가능한데요?

=저 개인적으로는 당직은 당원이, 공직 후보자는 국민 참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당직을 인선하는 것은 당원들이 하는 게 옳습니다. 대신 공직 후보자는 국민들의 대표를 뽑는 것이니까, 그리고 국민들의 지지가 있어야 당선될 수 있으니까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저의 소신입니다. 당직자를 뽑는데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꼭 민주적인가는 회의적입니다. 우리 당은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이라는 것도 소중한 가치입니다. 물론 국고보조금 논리는 있지만, 만약 정당들이 충분한 당원 베이스가 있어서 당비로 잘 운영되면 언젠가는 국민 부담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비교해도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민의를 반영하면 국민들의 여론을 환기하고 관심을 유발하는 효과는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역시 정당은 당에 충성심이 있는 당원들이 중요합니다. 당원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봅니다.

-당원 얘기를 좀더 묻겠습니다. 4월말에 당원 숫자가 10만명이었는데, 내년 지방선거 때문에 현재 50만~60만명이 됐습니다. 그러면 10만명만 진짜 당원이고, 나머지는 급조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간당원제 도입 취지가 좋다는 것을 알지만, 현실적으로 당원을 모아오는 사람들은 지자체 선거에 나갈 사람들이 옆집에 얘기해서 한꺼번에 등록시키고 돈 대주는 부작용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직은 당원들이 뽑는게 좋다고 했는데, 그럼 그 당원들이 진짜 당원들인지, 그런 문제가 있는데요?

=제가 그런 모집당원 부작용에 대해 문제의식이 많은 사람입니다. 부작용을 커버할 수 있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중앙위에서 한 적도 있습니다. 당원이 많이 들어오니까 한쪽에서는 웃고 한쪽에서는 우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기간당원에 비해 대의원들은 안정성이 높은 편입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공직 후보 선출에 국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도 모집당원의 부작용을 고려해서 문제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직후보 선출에 여론조사 등 민심 반영 장치를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개인적인 의견은 있는데 그 부분이 너무 민감해서 말하기 어렵네요. 당헌 당규 프로세스를 통해서 논의를 해야 합니다. 비상집행부가 대권을 다 가졌으니 밀어붙일 게 아니냐는 불신이 있다고 합니다. 제일 민감한 게 당헌 당규 개정과 공직후보자 선출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중앙위에 권한을 갖도록 했습니다. 비상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해놓고 밀어붙이는 식으로 하면 될 일도 안됩니다. 사전에 군불도 좀 때고, 충분히 성의를 갖고 노력해서 말을 앞세우지 않고 해야 합니다.

-지방선거 이전에 민주당과 합당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상대가 호응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신뢰를 잃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의해야 합니다.

-열린우리당 안에 개혁당 출신들과 일정한 선을 긋자, 분란을 너무 많이 일으킨다, 스펙트럼을 좀 가운데로 모으자는 주장이 있습니다. 반대로 개혁당 출신들을 쫓아내면 ‘도로 민주당’이 되기 때문에 끌어안고 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의장님 생각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시켰지요. 오래가는 정당, 선진화된 정당을 만들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기 위해 창당했습니다. 어려울 때 힘을 합친 세력은 가능하면 함께 가야 합니다. 그리고 스펙트럼 넓은 것은 좀더 성의를 다해서 내부에서 조정하고 타협하고 통합하는 것이 옳습니다. 쉽게 갈라서는 생각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노력하고 대화하고 타협하면 얼마든지 합일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노력을 해야지요. 특히 지도부가요.

-욕먹는 일을 피하지 않겠다고 하셨는데요, 그 내용이 무엇인지요?

=말을 앞세우면 안되니, 그 말도 안했어야 하는데요, 그 것은 제가 진심으로 한 얘기입니다. 행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결정을 안하고 우물우물 미룬다든지,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그냥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라면, 험난한 길이든, 욕을 먹게 되든 하겠다는 것입니다.

-12월에 당내 의견개진이 시작되면 충돌이 예상되는데요, 어떤 원칙을 갖고 헤쳐나갈 생각이십니까?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지요. 벌어지면, 첫째, 국가이익이 가장 큰 가치입니다. 둘째는 당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가입니다. 세 번째는 정치인 개개인입니다. 규정을 확실히 정해서 그 세 가지 기준으로 추동하고 노력하겠습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대로 가면 진다는 예측이 많은데, 대책이 있습니까?

=현재의 지지도라면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 국민들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고 환골탈태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처신하고 정책을 만들고 실천하면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자신감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됩니다. 문호를 개방해서 많은 인재들을 모아 함께 하고, 인재를 발굴해 내면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호개방과 당헌 당규 개정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문호개방을 위해 당헌 당규 개정을 한다고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현재 지방자치 분야에 우리 당 출신들이 공직을 맡고 있는 숫자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우리 당의 정체성과 합치하면서 당선 가능성이 있는 그런 인재들이 발굴이 되어야죠.

-문호개방을 위해 시스템을 갖춰 나가겠다고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예. 그런데 당헌 당규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30%까지 전략공천을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당헌 당규와 창당정신을 존중해서 그 테두리 안에서 그런 노력을 하겠습니다.

-민주당과의 지방선거 전 합당이 어렵다고 하셨는데, 광주 전남에서 지지도가 낮고 수도권도 그런데요, 인재발굴만으로는 어렵지 않을까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럴수록 정공법으로 나가야 합니다. 선거는 앞으로 많이 있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정공법으로 차근차근 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좋은 계기가 있으면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방선거에서 철저히 패배하고 그 패배를 동력으로 삼아서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있는데요?

=선거에 임하는 정당의 태도가 그래서는 안됩니다. 어떤 선거든 최선을 다해서 진지하게 임하고,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합니다. 우리 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습니다. 미리 패배주의에 젖을 필요도 없습니다.

-2007년 대선 전망은 어떻습니까?

=우리가 잘 하면 국민들이 민주평화개혁세력에게 국가를 맡길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만 가지고는 안되고요, 유능하다는 것을 잘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참여정부 성과에 논란이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성과가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고건 전 총리를 영입할 생각은 있습니까?

=지금은 당을 추스르는 일, 전당대회 준비, 내년 지방선거 등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대선문제에 힘을 쏟기는 아직 이릅니다. 대통령 임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성공적인 국정운영이 중요합니다.

-내년 경제 전망을 어떻게 하십니까?

=수출은 여전히 좋고요, 소비도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국민들이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야 합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소비여력은 경제성장률과 직결되는데요, 금년 하반기는 잠재성장률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에서도 내년에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제가 경제주체들과 만나서 얘기를 들어도 확실히 조금 나아졌다고 합니다. 내년에는 상반기에 좋아지기 시작해서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좋아지는 것과 다음 대선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내년부터 상승국면으로 진입하면 그 사이클은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방선거에서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십니까?

=그렇게 기대를 하지만 좀 봐야지요.

-노무현 대통령이 내년 초에 개헌을 공약으로 걸고 지방선거와 개헌 투료를 같이 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데,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각 정당이 연구는 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방선거 전 공론화에는 그다지 반기는 입장은 아닙니다. 지방선거는 성격 자체가 각 지방의 발전, 행정 차원의 성격이 강합니다. 정치의제로 지방선거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가능한지 모르겠으며, 회의적입니다. 민생이나 경제, 지역발전 그런 의제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면담한 일 있습니까?

=없습니다.

-노 대통령과 개인적인 관계는 어떻습니까?

=제가 입문할 때 도와주신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노사정위원회 있을 때 현대자동차 노사분규가 크게 있었는데요, 그 때 노무현 팀장과 저는 팀원으로 함께 갔던 일 있습니다. 대선 기획단에서 제가 정책실장을 했고요, 선대본에서 일을 했습니다. 당선 뒤에는 정책위의장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타일은 잘 맞는 편입니까?

=잘 맞는다고 해야겠지요.(웃음)

-정기국회 현안을 묻겠습니다. 국민연금법 개정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국민연금법은 우리 11대 과제 중 하나인데, 야당하고 잘 대화가 안돼서 특위를 만들었습니다. 특위 활동 시한이 내년 2월 말까지입니다. 가능하면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이 목표지만, 그렇지 않으면 특위 시한 내에 꼭 처리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여야가 국민연금을 손대지 않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분명치 않으니 일부러 손대지 않는 것으로 국민들은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할 때부터 이 문제를 열심히 챙겼습니다. 2003년입니다. 우리가 그 때 법안을 냈는데요, 당시에는 노동계에서 반대했습니다. 17대 국회 들어와서 한나라당이 반대를 하고 기초연금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초연금제는 할 수 있으면 좋은 제도입니다. 언젠가는 도입해야 합니다. 재원이 없어서 문제입니다. 차상위계층 보호 대책이 필요한데요, 전향적으로 모든 안을 검토할 용의 있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잘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발목잡기는 쉽습니다. 적시에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정당이 욕을 먹어서는 안되지만, 꼭 해야 될 일은 욕을 먹어도 해야 됩니다. 국민연금은 그런 문제입니다. 국민연금을 잘못 설계한 것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때입니다. 그 당시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책임입니다. 책임을 수행하는 것이 꼭 필요하고, 정치적으로는 손해를 보더라도 꼭 해야할 과제로 우리는 분류를 해 놓고 있는 것입니다.

-비정규직 문제는요?

=만시지탄이지요. 다시 중재를 하고 있습니다. 처리가 안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손해를 봅니다. 정기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할 과제입니다.

-사립학교법은요?

=당연히 해야지요.

-국가보안법은요?

=11대 과제에 포함돼 있습니다.

-테러방지법은 어떻습니까?

=법의 내용을 검토해 봐야 합니다. 16대 국회에서 법을 추진하다가 당내 이견이 해소되지 않아서 추진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당이 나서서 추진할 사항은 아니고, 정부의 입장을 듣고 검토해 봐야지요.

-정부 입장도 정해지지 않은 것 같은데요. 국가정보원은 추진하고 있지만, 국정원이 곧 정부는 아니니까요.

=그렇지요.

-마지막으로 개인적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본래 정부 쪽에서 일하고 싶은 의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현재로서는 다른 것은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당 의장이라는 이 책무를 잘 해내는 것만이 목표요, 희망입니다. 개인적인 이익이나 손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치를 6개월만 하고 말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무슨 일을 꼭 해야겠다고 말한 일이 없습니다. 순리대로 하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글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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