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역전’ 전략
“낡은 보수·진보 말고 새정치” 외쳐
기존 양당 벗어난 새 인물 차별화
김한길 합류, 유세 화력 한층 보강
4·11 총선 ‘제3당 성공’ 재연 모색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가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이심 회장과 면담한 뒤 회관을 나서며 이 회장의 배웅을 받고 있다.(왼쪽 사진)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국민의당 부인 김미경씨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아 음식을 맛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대선 선거운동이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다양한 정책 제시를 통한 안정감을 강조하며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추격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진보·보수를 뛰어넘고 ‘패권’을 극복하는 ‘새 정치’를 내세우며 지지율 반등을 꾀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의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안정감과 인물 경쟁력, 그리고 매일 1건 이상 정책을 발표해온 준비된 후보로서의 콘텐츠,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반영돼 ‘역시 문재인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번 주가 지나면 1강(문)-1중(안)-3약(홍준표·유승민·심상정) 구도가 확실해지고 주 후반으로 가면 사실상 불가역적인 상황으로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문 후보를 향한 표심에 ‘정권교체’와 ‘국정안정’을 바라는 마음이 겹쳐져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엔 안정 희구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정권유지’를 바라고 개혁을 희망하는 이들이 ‘정권교체’를 바랐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파탄에 따른 정권교체 열망이 여전히 크고, 5개월 간 대통령 없이 표류하고 있는 국정을 새 대통령이 빠르게 안정시키길 바라는 기대도 높다는 것이다. 이에 문 후보는 원내 제1당 소속인 데다 국정운영 경험까지 있는 자신이 ‘정권교체를 통한 국정안정’의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 후보 쪽은 이제 판세가 ‘안정적 우세’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서민들에게 정권교체가 되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 잔잔하고 겸허하게 전달(전병헌 본부장)”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한편으론 마지막까지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전날 선대위 회의에선 ‘오만 방지령’을 내려 언론과의 인터뷰, 에스엔에스(SNS)상에서의 발언을 조심하고 유세 현장에서 지나친 율동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보수와 진보 양쪽 표심을 흡수하는 데 고전하고 있는 안 후보는 “낡고 수구적인 보수·진보와 헤어질 때”라며 패권주의를 넘어선 ‘새정치의 미래’를 강조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지난 23일 광화문, 24일 광주 유세에서 “진보에게 묻겠다. 왜 진보는 안보에 신뢰를 주지 못하냐”, “보수에게도 묻겠다. 보수는 왜 이렇게 부패했냐”고 물었다. 기존 정치권을 모두 수구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자신을 ‘미래를 준비하는 새 정치인’으로 차별화하겠다는 메시지다. 조기 대선을 초래한 박근혜 정권은 물론 집권을 노리는 문재인 후보 쪽까지 모두 ‘패권주의’에 기반한 수구세력으로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기득권 양당체제’를 비판하며 표심의 틈새를 공략해 ‘제3당 창업’에 성공한 전략을 다시 전면에 내놓은 모양새다.
한동안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문 후보 비판에 힘을 보태려 나섰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4일 자신의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달처럼 남의 빛을 반사하는 정치 지도자의 한계는 너무나 뚜렷하다”며 문 후보를 향한 공세를 시작했다.
김태규 송경화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