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페이스북도 달아오르고 있다.
홍 후보는 6일 페이스북에 전날 끝난 사전투표 결과를 전하며 “호남의 높은 사전투표는 5월9일 영남의 높은 투표율을 이끌어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자신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에서 상대적으로 사전투표율이 낮게 나오자, 이를 영·호남 지역주의 구도로 돌려 영남권 보수 유권자들을 자극한 것이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에서도 “영남권 사전투표율이 낮게 나온 것은 5월9일 영남이 뭉친다는 뜻”이라며 “아주 좋은 징조”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았다는 것은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반반으로 갈렸다는 것으로 과거처럼 (호남에서) 92% 투표율을 점하는 후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남 사전투표율이 높기는 하지만 문 후보한테만 쏠리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불리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에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어제 부로 (문 후보를 앞서는) 골든크로스를 이루었다”고 주장하며 “이제 압승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홍 후보는 “4자 구도에서 영남·충청·강원이 이기고 수도권이 박빙인 현 상황에서 호남에서 문재인-안철수가 팽팽한 5 대 5 대립을 해주는 지금, 우리는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구도를 갖고 있다”고 했다. 막판 보수 결집을 위해 ‘투표장에 나오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호남에서도 과거처럼 특정 후보 한명에게 표가 몰리지 않는 것처럼, 영남에서도 이런 표 분산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홍 후보 주장처럼 “유리한 선거구도”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홍 후보는 골든크로스를 이뤘다는 주장의 근거를 묻자 “이야기해줄 수 없다. 그걸 이야기하면 선관위에서 시비를 걸 것이다. 가만 보면 선관위도 저쪽 편”이라는 억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앞서 이번 대선을 “체제 전쟁”이라고 선포했던 홍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는 기울어진 언론과 페이스북을 비롯한 에스엔에스와의 전쟁이다. 언론의 생명은 공정이다. 남은 사흘만이라도 공정하라”고 썼다. 이어 “언론의 태도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곡필 언론을 연상시킨다. 마지막 3일 만이라도 언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라고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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