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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사드·주적 공방·송민순 문건에도 색깔론 맥 못췄다

등록 2017-05-08 21:25수정 2017-05-08 21:45

북풍 불씨 도사렸지만 불발
안보불안 공세도 위력 약해

탄핵으로 보수쪽 패배감 크고
유권자들 국익 저울질도 한몫
결국 발화점에까진 이르지 못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 참여정부 시절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과정, 주적 논란까지. 이번 선거기간에도 ‘북풍’의 불씨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의 지지율은 북한과의 대결적 구도를 강조하는 보수 후보들에게로 쏠리지 않았다.

사드 문제는 절차를 무시한 기습적 배치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억달러 청구서까지 꺼내드는 바람에, 본래 사드 도입에 찬성했던 보수적 유권자들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닷새 만에(4월21일) 터진 ‘송민순 문건 파동’도 처음엔 ‘안보 블랙홀’로 작용할 조짐을 보였으나 ‘기억의 오류’에 대한 공방이 주로 오가다 민주당의 강경 대응으로 이내 수그러들었다. 지난달 19일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점화된 ‘주적 논란’의 경우도, 2004년부터 ‘주적’이란 표현이 국방백서에 사라졌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되레 공세적으로 주적 논란을 제기한 후보들이 곤경에 처했다. 이른바 ‘북한·안보 이슈’가 후보의 안보관에 대한 보수세력의 총공세로 이어지며 대선판을 뒤흔드는 파괴력있는 의제로 떠오르지 못한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대선에서 북풍이 맥을 못 춘 가장 큰 이유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보수 진영의 위축’을 꼽았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장은 “예전엔 선거 때마다 ‘유능한 북풍 공작 세력’이 위력을 발휘했지만, 이번엔 그런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수구 세력이 힘을 쓰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교수도 “선거 막판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부상하기 전까지, 보수 진영은 목표도 자신감도 잃은 상태였다. 북풍 이슈에 대해 강하게 물고 늘어지더라도 선거에 이길 수 없다는 패배감이 만연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북풍에 대해 유권자들이 ‘내성’이 생긴 것도 이유다.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이 현존하는 위협으로 존재하긴 했지만, 오랫동안 남북관계가 워낙 악화됐기 때문에 이를 색깔론 논란으로 이어가거나 안보 공포를 확산시키는 작업이 여의치 않았다.

사드를 계기로 강대국에 둘러싸여 옴짝달싹할 수 없는 한반도의 현실이 부각되면서 유권자들이 냉전적 대립보다는 ‘국익’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는 점도 변화다. 김창수 연구원장은 “한미동맹뿐 아니라 대중 관계 악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 등에 대한 우려가 뒤섞이면서 무조건 ‘친북좌파론’을 꺼내는 보수 진영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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