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오는 16일 ‘친문(친문재인계)’ 홍영표 의원(3선·인천 부평을)과 ‘범주류’ 우원식 의원(3선·서울 노원을)의 2파전으로 확정됐다. 10년 만의 정권교체로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의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당·청 협력’이냐, ‘개혁 의지’냐를 놓고 두 사람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기호 1번을 받은 홍영표 의원은 대우자동차 노조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냈고,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는 등 ‘친노·친문’ 색채가 강하다. 그는 출마의 변에서 “대통령의 성공이 우리 당의 성공”이라고 강조하며 “대통령과의 유기적인 팀워크”를 약속했다. 집권여당다운 ‘당-청 조화’를 앞세운 것이다.
민주당 내 ‘현장형 민생기구’인 ‘을지로위원회’를 오랫동안 이끌어온 기호 2번 우원식 의원은 문 대통령과 ‘개혁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다. 그는 출사표에서 “새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과 통합의지를 잘 실천할 사람이어야 한다”며 “제가 문재인 정부의 개혁정책을 지원할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선대위에 ‘을지로민생본부’를 만들어 우 의원을 본부장으로 임명하는가 하면 “집권 뒤 범정부 차원의 을지로위원회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60~70명 정도로 추정되는 ‘친문 표’의 결집 여부도 관건이다. 당내에선 “집권 초기 가장 중요한 1년을 이끌 원내사령탑을 계파적 관점에서 몰아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119명 의원들의 표가 흩어질 경우 후보 개인의 ‘친화력’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홍 의원은 지난해 총선 이후 눈에 띄게 스킨십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당내 주류, 비주류와 모두 관계가 좋은 편이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우상호 원내대표를 제치고 1등을 차지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석패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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