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그 대표에 그 의원…자유한국당 이채익 “동성애 인정땐 수간까지 허용”

등록 2017-09-14 13:37수정 2017-09-14 14:14

대법원장 후보 청문회서 노골적 동성애 혐오 발언
“성소수자 인정하면 소아성애까지도 비화될 것” 주장
‘가짜뉴스’로 밝혀진 동성애·에이즈에 대한 편견도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열린 국회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노골적인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해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이 의원이 소속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역시 지난 대선 기간 토론회 등에서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가 창궐한다”는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 의원은 김 후보자의 동성애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며 “성소수자를 인정하게 되면 근친상간 문제랄지, 소아성애, 시체성애, 수간 즉 동물과의 성관계까지도 비화될 것이다. 인간 파괴와 파탄이 불 보듯 뻔하다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후보자가 2012년 성소수자 인권 관련 학술회의를 연 사실을 언급하며 “불과 얼마 전에 동성애 문제 떠올랐는데 5년 전부터 이런 쪽에 관심을 가진 것은 보편적 시각에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진보적인,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성애와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에 대한 편견도 드러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인용하며 “전 세계 에이즈 감염률이 감소하는 가운데 유독 우리나라만 증가했다. 특히 청년층, 청소년 신규 감염자가 폭등했다”며 “우리나라 미래 세대들이 국가인권위원회의 동성애 옹호·조장 활동 및 부도덕하고 유해한 동성애 독재 보호 법리에 의해 불치병에 감염되어 신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적 지향은 결코 법으로 보호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동성애에 대해 잘못 알려진 대표적인 ‘가짜뉴스’ 중 하나로 지난 대선 기간 홍준표 대표의 발언으로 다시 한번 검증대에 올라 ‘거짓’으로 판명된 바 있다. 홍 대표는 4월25일 열린 4차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해 “동성애에 반대하냐”고 여러 차례 물었고 이 과정에서 “동성애 때문에 대한민국에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가 1만4000명 이상 창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의 주장은 수치부터 틀렸다. 질병관리본부가 2016년 발표한 ‘2015년 HIV/AIDS 신고 현황’을 보면 2015년 말까지 누적 집계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 수는 1만502명인데, 이 중에서 에이즈 환자는 일부에 불과하다. 질병관리본부는 “에이즈 환자는 HIV 감염인 중 일부다. 건강한 상태로 살아가는 HIV 감염인들이 많다”고 밝히고 있다. “에이즈는 동성애자들만의 질병이 아니다”며 “HIV 감염은 성정체성에 관계없이 HIV감염인과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를 할 때 전파된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가 공식 누리집 등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그런데도 홍 대표에 이어 이 의원이 또다시 공식석상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드러낸 것이다.

이 의원에 이어 질의를 이어간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의원 주장은) 지극히 논리적인 비약”이라고 평가하며 “동성애 문제는 성숙한 토론과정을 거쳐 국민적 공통분모를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 사회적 논의가 채 성숙하지 않은 가운데 지도급들의 의견이 불쑥 튀어나오면 되레 분열과 갈등 양상을 심화시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며 신중한 발언을 촉구했다.

김 후보자는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동성애 관련 발언이) 좀 조심스럽다”며 기 의원 말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