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업체 ‘울며 겨자먹기’로 동남아 진출…공장 운영 난항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정감사 자료
개성공단 업체 124곳 중 공단 중단 뒤 34곳 동남아로 발길
통일부 현지조사 결과 현지 인력 생산성 낮아 경영 악화

개성공단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2월 개성공단 가동중단 뒤 일부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캄보디아·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대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현지 인력 사정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통일부의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해외공장 경영상황’자료를 보면 개성공단 입주업체 124개 가운데 국외 공장을 운영중인 업체는 모두 51개이고 공장 수는 74개다. 이들 중엔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뒤 ‘울며 겨자먹기’로 국외에 진출한 34개 업체도 포함됐다. 특히 개성공단 중단 뒤 동남아로 진출한 기업의 85%(29개 업체)는 인건비 등을 고려해 베트남으로 향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27일~9월1일까지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현지조사를 다녀온 통일부의 분석에 따르면 개성공단 중단 초기엔 개성공단 물량 소화를 위해 일감이 120~130%까지 늘었지만 현재는 개성공단에 견줘 노동 생산성이 낮아 ‘현상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월 하순 통일부 조사단이 방문한 캄보디아 지역의 개성공단 대체공장 4곳 중 3곳은 철수를 고려중이라고 한다. 동남아로 터전을 옮긴 개성공단 대체공장들은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 대출 등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앞으로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국외 생산시설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전수조사를 통해 경영난을 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엄지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