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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철새’ 김용태·황영철에 누리꾼들 “대의고 나발이고…”

등록 2017-11-06 11:03수정 2017-11-06 11:37

바른정당 2차 집단 탈당 사태에
‘새누리당 1호 탈당’ 김용태 의원
‘탈당 번복’ 황영철 의원에 비판 집중
2016년 12월6일 여의도 의원회관 338호에서 만난 김용태 의원.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016년 12월6일 여의도 의원회관 338호에서 만난 김용태 의원.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아수라장이 된 새누리당을 떠나 보수의 새로운 중심, 신당을 만듭시다.”

지난해 12월18일 김용태 의원은 유승민 의원에게 공개편지를 띄웁니다. 11월22일 새누리당에서 가장 먼저 탈당을 결행한 김용태 의원이 망설이던 유승민 의원을 향해 일종의 ‘직격탄’을 날린 셈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김용태 의원은 11월 탈당선언문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주는 데 온 힘을 쏟자”며 새누리당을 “헌법 가치와 법치보다 의리가 중요하다는 파렴치한 집권여당”이라고 질타한 바 있습니다.

1월24일 치러진 바른정당 창당대회도 잊을 수 없습니다. 당시 바른정당 의원들은 단상 위에서 집단으로 큰절하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이름으로서 대통령의 헌법 위반과 국정농단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 통절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리며 용서를 구한다”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또 “진정한 보수정치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역사적, 애국적 책임이라고 생각했다”며 새누리당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의 정당성을 역설했습니다.

그런 그들이 6일 바른정당을 탈당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김용태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황영철, 주호영 의원 등 9명입니다. 이들은 곧 새누리당의 후신인 자유한국당에 복당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32명으로 시작했던 바른정당은 대선 직전인 5월 12명 탈당, 이번 9명 탈당으로 10명 안팎의 군소정당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뭔가 달라져서 이들의 복당에 명분이 있는 걸까요? 바른정당 창당 전과 달라진 건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조처 하나 정도입니다. 서청원 최경환 등 친박계 핵심들은 여전히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보여준 것도 없습니다. 홍준표 대표를 중심으로 여전히 구태·구악 정치를 되풀이하고 있지요. 결국 이들의 복당은 정치적 명분도 없이 거대 야당의 위력에 기대 내년 지방선거에서 살아 보겠다는 생존 전략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린 1월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김무성 의원이 소속 의원, 지도부와 함께 무릎 꿇고 `국민에게 드리는 사죄의 글'을 읽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주호영 원내대표, 정병국 대표, 김 의원,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린 1월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김무성 의원이 소속 의원, 지도부와 함께 무릎 꿇고 `국민에게 드리는 사죄의 글'을 읽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주호영 원내대표, 정병국 대표, 김 의원,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누리꾼들 사이에는 불과 1년 사이에 탈당과 복당을 반복하는 행태에 대한 비난이 거셉니다. 특히 지난해 새누리당을 가장 먼저 뛰쳐나온 김용태 의원과 지난 5월 탈당을 한차례 번복하고 바른정당에 잔류했던 황영철 의원에게 비난이 집중되는 모양새입니다. 이들이 새누리당 탈당 당시 최전선에 서서 발언한 내용이 고스란히 돌아오는 형국인데요. 이 가운데 몇 가지만 추려서 소개합니다.

“(중략)

국민은 말씀하십니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공범이라고 말입니다. 백번 맞는 말씀입니다.

죽은 죄를 지었다고 자복하고 처벌을 기다려도 모자랄 판입니다.

그런데 고개를 빳빳이 들고 내가 뭘 잘못했냐고 기고만장합니다.

벌인 죄도 기가 막히건만 시치미를 떼고 도리어 역정을 내는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에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습니다.

파렴치의 극치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염치가 없습니다.

(중략)

국회 제1당이자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질 의지와 자격이 없습니다.

뜻있는 분들이 새누리당 안에서 해결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 여러분 보시는 바와 같이 그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중략)

국민 여러분,

저와 남경필 지사는 지금 새누리당을 나가

진정한 보수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진정한 보수의 중심을 세워

무엇보다도 먼저 헌정질서 복원의 로드맵을 작성하는 일에 나서겠습니다.”

(중략)

-2016년 11월21일 김용태 의원 새누리당 탈당 선언문

“오늘 저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정치의 길을 모으고자 새로운 길에 뜻을 모았다.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킨 친박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새 출발을 하기로 다짐했다. 친박·친문 패권 정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듦으로써, 안정적으로 운영할 진짜 보수정치의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하겠다. 저희는 개혁적 보수정치의 미래를 위해 다시 바꾸기 위해 어떠한 고난도 마다하지 않겠다.”

-2016년 12월21일 새누리당 의원 31명 탈당결의문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했던 황영철 의원이 5월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결정을 번복하고 바른정당에 남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했던 황영철 의원이 5월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결정을 번복하고 바른정당에 남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저는 이 자리에서 어제 밝힌 바른정당 탈당의 입장을 철회하고자 합니다. (중략) 무엇보다도 지난 청문회 과정과 비상시국회의 설립, 창당과정에서 저의 정치적 언행들을 지켜보며 많은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셨던 국민들부터 커다란 비판과 실망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략) 저는 바른정당에 잔류하며 지난 1월 창당하며 약속하고 다짐한 대로 친박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 재건의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계속 걸어나가겠습니다.

-2017년 5월3일 황영철 의원 탈당 번복 기자회견문

이에 누리꾼들은 “가장 어이없고 황당한 작자는 김용태다. 새누리당을 제일 먼저 탈당하며 ‘죽을 죄를 지었다고 자복하고 처벌을 기다려도 모자를 판이다. 그런데 고개를 뻣뻣이 들고 내가 뭘 잘못했냐고 기고만장한다’고 한 자가 또 다시 지금 그 소굴로 들어간다”(@twikth****), “대의고 나발이고, 따뜻한 아랫목 찾아 이합집산밖에 할 줄 모른다”(@varo_****), “보수의 발전에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람이 있었는데, 결국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확인시켜줬다”(@jyh****), “김용태는 탄핵 때 제일 먼저 선수 쳐서 스포트라이트는 다 받고 정작 이렇게 중요한 시기엔 자한당 통합파”(@guingu****) 등의 반응을 올리고 있습니다.

다시 바른정당 창당대회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김무성 의원은 “부디 넓고 따뜻한 마음으로 저희들의 큰절을 받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때나마 이들에게 ‘넓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국민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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