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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안철수와 유승민은 하나가 될 수 있을까?

등록 2017-11-26 10:05수정 2017-11-26 12:02

[다음주의 질문]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당 연대·통합의 의미와 전망 그리고 과제’란 주제로 열린 국민통합포럼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당 연대·통합의 의미와 전망 그리고 과제’란 주제로 열린 국민통합포럼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지난 5·9 대선 때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산정빌딩에 위아래로 캠프를 차렸다. 안 대표가 10층, 유 대표가 6층이었다. 그때만 해도 둘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머쓱하게 악수하고 헤어지는 사이였다. 그랬던 두 사람이 요즘 부쩍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중도개혁”을, 유 대표는 “개혁보수”를 내걸고 나란히 중도·보수 통합론의 중심에 서 있다. 안 대표는 당 의원총회에서 박지원·천정배·정동영 의원 등 반대파의 거센 반발에도 통합 의지를 거듭 밝히고, 원외당협위원장과 일반당원들로 여론전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유 대표 또한 국민의당과의 통합 관련 행사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나타내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두 사람이 바삐 움직이는 것은 비슷한 처지 때문이다. 둘 모두 대선 패배 뒤 당대표로 복귀했으나 당내 세력기반은 허약하고 내부 동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원심력을 돌파해내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소멸할 수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견제와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중심이 되는 다당 체제’라는 명분으로 보조를 맞춰가고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손잡고 하나로 합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질까?

국민의당의 임시 절충안처럼, 통합에 앞서 정책연대부터 시도해볼 여지는 상당하다. 안 대표와 유 대표의 지난 대선 공약만 해도 교집합이 작지 않다. 재벌개혁, 비정규직 축소, 노동시간 단축, 기초연금 강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선거 연령 18살로 인하 등이 두 사람의 공통 공약이다. 지방분권형 개헌안을 마련해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데도 둘이 일치한다. 두 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사안별로 공조하면서 연대의 위력과 상호 신뢰를 타진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다음 단계인 선거연대는 전망이 훨씬 불투명하다.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국민의당 소속은 한명도 없다. 바른정당은 경기도(남경필)와 제주도(원희룡) 두명이 있지만 두 사람이 내년 6·13 지방선거 때까지 그 당에 남아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선거연대가 이뤄지려면 서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카드들을 손에 쥔 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두 당이 하나로 합치면 지지율이 2위로 올라선다는 여론조사 수치와, 구체적인 선거판은 다르다.

시너지 효과로만 치면, ‘정책연대→선거연대→통합’의 순서보다 차라리 통합으로 직행하는 게 높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 내 상당수가 ‘정체성’을 걸고 반대하는 한 밀고 나가기 어렵다. 바른정당 내부에도,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과 대북정책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함께 못한다는 정서가 강하다. 유 대표 쪽에선 “개혁‘보수’라는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덜컥 해치울 일은 아니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노태우-김영삼-김종필의 3당 합당이나 김대중-김종필의 디제이피(DJP)연합처럼 특정 리더끼리 결단하면 그대로 실현되는 시절도 아니다. 국민의당이 내부 합의를 이루거나, 분당이 돼야 이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얘기해볼 수 있는 구조다.

통합에 착수한다 해도, 안철수-유승민 두 사람의 역할 또한 미묘한 문제가 될 것이다. 둘 모두 다음 대선에서 야권 대표 후보가 돼 대통령이 되겠다는 목표가 확고하다. 두 사람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든 부산시장이든 몸 던져 출마하는 그림도 상상해볼 수 있지만, 현재로선 위험부담이 커 보인다.

일단 가속페달은 유 대표보다 안 대표가 세게 밟고 있다. 안 대표 주변에선 “특단의 카드를 쥐고 있다”며 통합 문제를 의원단이 아닌 전당원투표나 전당대회까지 가져갈 태세다. 정면대결까지 갈 경우, 통합파와 반대파는 원내교섭단체를 유지할 수 있는 ‘의원 20명’ 확보를 놓고 분당까지 대비한 수싸움을 벌여야 한다.

안 대표는 과연 분당까지 각오하고 통합을 밀어붙일까. 유 대표는 안 대표에게 신뢰를 보내며 손을 잡을까. 양쪽이 통합에 관한 윤곽을 잡아야 할 시점으로 삼고 있는 12월이 다가오고 있다. 황준범 정치에디터석 데스크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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